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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야권, ‘유권자 1.3억 명 명부 삭제’ 항의 대규모 시위… “선관위원장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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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1. 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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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라훌 간디 주도 뉴델리 도심 행진…"시민 목소리 훔친 반역"
야권 "무슬림 등 소수자 표적 누락" vs 선관위·여당 "중복 걸러낸 적법 절차"
"모디 집권 후 최대 위기"
INDIA-POLITICS/ <YONHAP NO-6346> (REUTERS)
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차 승객들이 갸네시 쿠마르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람릴라 마이단 광장으로 행진하는 야권 시위대를 바라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야권이 유권자 명부에서 1억3000만 건 이상의 이름이 대거 삭제된 사태에 반발해 수도 뉴델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가 이끄는 시위대 수천 명은 전날 뉴델리 도심에서 집회 장소인 람릴라 마이단 광장까지 행진했다. 지붕 없는 지프 차량에 탑승한 야권 지도부가 행진 선두에 섰고다. 인도 당국은 사전에 교통 우회를 공지하고,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보안 인력 수백 명과 시위 진압 차량을 배치해 집회장 일대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간디는 연단에 올라 갸네시 쿠마르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그의 퇴진이 국가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명부 삭제를 두고 "모든 인도 시민의 목소리와 표현할 권리를 훔친 행위"라며 "국가에 대한 배신이자 반역"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야권이 문제 삼은 유권자 명부 개정 작업은 지난해 동부 비하르주에서 시작돼 인도 내 대부분의 주(州)와 연방 직할지로 확대됐다. 현재까지 명부에서 삭제된 이름은 일본 전체 인구를 웃도는 1억3000만 건 이상이다. 야권과 시위대는 이 작업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 집권 인도인민당(BJP)에 유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BJP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은 무슬림과 기타 소수 집단 유권자들이 불균형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현장 집회에는 실제 명부에서 이름이 누락된 당사자들도 참여했다. 국민회의 산하 학생 조직 소속인 리나 마흐토는 가족이 중부 차티스가르주 자그달푸르에 오랫동안 거주했음에도 타지로 이주했다는 허위 기록 탓에 가족 4명이 명부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이사한 사람으로 분류됐다"며 "당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토로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참가자 디네시 싱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집회에 동참했다며 "우리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자녀들이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선관위와 여당은 야권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번 명부 개정이 중복 등재자나 부적격 유권자를 걸러내기 위한 조치로 특정 정당을 편들지 않았으며, 착오로 삭제된 유권자는 재등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집권 BJP 역시 야당들이 적법한 선거 절차를 문제 삼아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한다고 맞섰다.

자가트 프라카시 나다 보건부 장관은 현지 ANI통신에 이날 집회를 "치밀하게 연출된 드라마"라고 규정하며 "오늘 람릴라 마이단에서 벌어지는 일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행동이 아니며,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국가를 무정부 상태에 빠뜨리려는 계산된 음모"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9월 말부터 야당과 학생 단체, 청년층 주도의 '바퀴벌레인민당(CJP)'이 거의 매일 이어온 쿠마르 위원장 사퇴 촉구 시위의 연장선에 있다. CJP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시위를 주도해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끌어낸 단체다. 일련의 시위는 현지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가 쿠마르 위원장을 제외한 선관위원 2명이 명부 개정 및 등록 절차, 디지털 시스템 운영을 두고 내부에서 여러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한 이후 본격화했다.

로이터는 한 달 넘게 이어진 시위와 야권의 지지세 확대를 두고 모디 총리가 2014년 집권한 이래 맞은 최악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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