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데이터전문가·대책위 “한전 송전망 투자, 이제는 ‘지산지소’로 전환해야” 주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1102010000441

글자크기

닫기

내포 최정현 기자

승인 : 2026. 11. 02. 13:55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서남권 메가프로젝트 가동 앞두고 전력 수급구조 변화 감안 필요
충남·대전 송전선 반대 대책위 "충청 북상 송전선로 전면 재검토 시급"
충청권 송전선로 비용
충청권 송전선로 설치 비용 추정치. /데이터전문가 김영광 박사
한전의 대규모 송전망 투자 예산이 시대적 전력 수급 환경 변화에 맞춰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의 조성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전력 수급 전망을 토대로 추진해 온 충청권 북상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키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충남·대전지역 내 송전선로 설치를 반대해온 주민들과 대책위, 데이터전문가 등에 따르면 서남권 메가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기존 호남권의 전력 수급 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거래소 EPSIS의 2025년 실적을 보면 전라권은 연간 88.3TWh의 전력을 생산하고 64.4TWh를 판매해 약 23.9TWh의 전력 잉여분을 기록했다. 그러나 서남권 반도체 팹 4기(6.3GW)와 AI 데이터센터(1.27GW)가 24시간 가동될 경우 연간 약 59.7TWh의 추가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서남권 산업시설의 가동 단계에 따라 연간 10.6~26.3TWh의 전력 부족이 발생하고, 최종 단계에서는 부족량이 35.8~51.6TWh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다.

이는 과거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으로 보내야 한다는 송전망 건설의 기본 전제가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남권 자체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외부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대규모 송전망보다 산업단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체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과 대책위가 충청 북상 송전선로에 대해 9차 전력계획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유다.

충청권을 가로지르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출발점은 2020년 12월 확정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정읍~신계룡 345㎸ 송전선로 사업이다.

당시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서남권 메가프로젝트가 현재와 같은 규모로 추진되기 전이었다. 이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거치면서 신계룡~북천안, 군산~북천안 등 관련 노선이 추가됐고, 충청권 북상 송전선로는 총 10개 노선, 약 881㎞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전력 수급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과거 계획에 기초한 송전망 건설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산군 자문위원이자 데이터전문가인 김영광 박사는 "충청권 북상 10개 송전선로의 공사비와 경과지 지원금을 합산하면 약 5조3000억~7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출발 사업인 신정읍~신계룡 노선 하나만 해도 6900억~9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정읍~신계룡 노선은 아직 구간별 노선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사업을 되돌릴 수 있는 시점에서 필요성과 경제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송전선로 건설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국가 전력 인프라 투자 예산을 어디에 우선 투입해야 하는가에 있다"며 "재검토의 필요성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기존 계획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정읍~신계룡 노선은 약 114.7㎞에 달한다. 서남권 산업단지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계획과 충청을 거쳐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계획은 목적과 기능이 다른 만큼 각각의 필요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의 주장은 정부가 최근 전력 수급 정책에서 지산지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또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는 과거의 전력 수요·공급 체계를 전제로 수립된 전력망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과정에서 전력망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박사는 "금산군을 비롯해 충남 14개 시군민들이 끊임없이 송전선로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며 반발하고 있는 이유가 정부의 정책방향과 한전의 추진방향이 엇박자인 것"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전력 수급 전망에 기초한 송전망 건설 계획을 재점검할 적기"라고 지적했다.
최정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