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성차, 자국 협력사·수입 부품에 의존… 현지 중소업체 ‘진입 장벽’
하이브리드·정비 시장이 돌파구 꼽히지만 기술·자금 한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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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내연기관 수요 위축과 전기차 공급망의 높은 진입 장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지원과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접점이 확대되지 않으면 전기차 전환이 오히려 동남아 부품 생태계의 공동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연기관 70% vs 전기차 20%… 굳게 닫힌 中 공급망
중국 전기차 투자가 현지에 남기는 낙수효과는 기존 완성차에 비해 턱없이 작다. 지난 3월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지에서 조립된 전기차의 자국산 부품 비중은 20~30%에 그쳐 외국 브랜드 내연기관차(최대 70%)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의 경우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MITI)와 '생산량 최대 80% 수출' 조건 등을 놓고 이견을 빚다 지난 9월 페락주 탄중말림 조립공장 설립 계획을 접고, 지난달 15일 현지 업체 이노콤의 케다주 쿨림 기존 공장에서 위탁 조립하는 방식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동남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려 온 태국과 인도네시아 사정도 마찬가지다. 태국 아유타야은행 산하 크룽스리리서치는 '2026~2028년 업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주요 부품을 수입하거나 기존 중국 협력사에 의존하고 있으며, 태국 부품사들은 원가와 첨단 독자 기술 모두에서 밀려 공급망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태국 부품사가 자국 업체보다 느리고 비싸다고 보고 있다. BYD 태국법인은 현지 부품 비중을 45%에서 54%로 높였다고 밝혔으나, 현지 업계는 중국 브랜드의 태국산 부품 사용량이 일본 브랜드보다 훨씬 적다고 토로한다.
비마 유디스티라 아디네가라 인도네시아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 소장은 "일본 자동차와 중국 전기차의 공급망은 완전히 다르다"며 "중국의 전기차 투자가 현지 부품사에 안겨준 일감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과 기술, 완성차 접근성을 3대 장벽으로 꼽으며, 내수 부진과 연료비 상승까지 겹친 인도네시아 중소 부품사들이 사업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고 채무 재조정을 요청하며 버티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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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들이 당장 기댈 수 있는 현실적 완충지대로는 하이브리드차가 꼽힌다. 크룽스리리서치는 태국 내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기존 엔진과 전기 계통 부품 수요를 동시에 지탱하고 있으며, 일본 하이브리드 업체들이 상당량의 부품을 현지 조달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ERIA)가 지난달 13일 내놓은 마스터플랜 역시 단기적으로 저배출 차량과 하이브리드차를 지원한 뒤 전동화로 이행하는 단계적 전략을 제시했다. 태국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의 솜폰 타나둠롱삭 회장은 철도·의료기기·항공·농기계 등 비(非)자동차 분야로 눈을 돌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후 내연기관차의 교체 부품이나 수리·정비 시장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기술적 장벽이 높다. 동남아 중고차 플랫폼 카썸의 공동창업자인 테오 지운 이 카썸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말레이시아 내 차체·타이어·서스펜션 등 일반 정비 생태계는 잘 갖춰져 있지만, 전기차의 고전압 시스템과 배터리 평가, 모델별 부품은 전문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카썸도 전기차 검사는 가능하지만 개별 배터리 모듈은 수리·교체하지 못해 제조사로 넘긴다. 테오 CEO는 "기술자 재교육 비용을 개인이 모두 떠안으면 정작 기술 향상이 가장 절실한 이들이 교육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투자개발청(MIDA)이 자국 부품사 23곳과 중국 체리자동차 측 기술 공급업체 12곳을 연결해 부품·기술이전·공동투자 관련 양해각서(MOU) 4건을 성사시킨 것이 대표적인 시도다.
비마 소장은 "소규모 내연기관 부품사를 위한 전환 인센티브가 없다"며 현지 조달 요건을 활용한 공급망 편입을 촉구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링 말레이시아'의 아이만 압둘라 편집장도 하이브리드 고전압 시스템 경험이 전기차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부품사가 양산을 준비하는 데 6~18개월, 투자 회수에 약 10년이 걸리는 만큼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명확한 계획과 지원 기금을 마련해야 투자자들이 수표책을 꺼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