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강태영 체제 사고 건수 '0'
하나 이호성 재임기간 1건 그쳐
국민·신한·우리 아쉬운 리스크관리
해외법인·임직원 횡령 등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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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각각 잦은 대형사고와 내부 횡령·배임, 해외법인 대형사고로 아쉬움을 남겼다. 각 금융그룹이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은행 이사회의 후보 검증도 한층 까다로워진 만큼,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내부통제 역량도 차기 인선을 결정할 핵심 평가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이날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1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는 총 31건, 사고금액은 약 2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26건, 올해는 현재까지 5건이 공시됐다. 10억원 미만 소액사고를 포함하면 작년 123건, 올해 상반기 38건으로 1년 반 동안 총 161건에 달했다.
내부통제 성적이 가장 우수했던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공시된 1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는 2건, 사고금액은 약 276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건수와 금액 모두 가장 적었다. 소액 사고를 포함한 전체 금융사고도 17건에 그쳤다. 강태영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AI 기반 상시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현장 준법감시를 직접 챙기며 내부통제 고삐를 죈 결과로 풀이된다.
이호성 행장이 이끄는 하나은행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형 금융사고 공시는 8건, 사고액 약 601억원으로 5대 은행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대부분 과거에 발생한 부실을 자체 감사로 적발한 사례로, 사고 발생 기간이 이 행장 재임 기간과 겹치는 금융사고는 단 1건에 그쳤다. 그중 소액사고를 포함해도 임직원 횡령은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사기 사고는 32건에 달해 여신심사 체제 정교화가 과제로 꼽힌다.
반면 나머지 세 은행은 각기 다른 지점에서 내부통제 허점을 드러냈다. KB국민은행은 이환주 행장 취임 이후 공시된 대형 금융사고가 11건(약 377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빈번했다. 과거에 발생한 사고를 제외하더라도 이 행장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사고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임직원 횡령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대형 금융사고 금액은 약 30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소액을 포함한 전체 금융사고 중 임직원 횡령이 7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에게는 해외법인 리스크가 뼈아픈 대목이었다. 취임 초기부터 내부통제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며 국내 영업점의 금융사고를 대폭 줄이는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법인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법인에서 현지 기업이 연루된 1000억원대 사기 사고에 이어 배임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5대 은행 중 사고액 규모가 가장 컸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은행장 인선과 연임 심사에서 내부통제 역량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한 책무구조도가 자리 잡은 데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으로 각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후보 검증 권한도 한층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사회가 차기 은행장 후보의 적격성을 심사할 때 재무성과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 사외이사를 지낸 이만우 고려대 명예교수는 "내부통제 체계를 총괄해서 운영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바로 최고경영자"라며 "CEO가 내부통제 기능을 직접 확인하고 보고하는지 이사회가 주목해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현직 대형 금융사 사외이사도 "영업실적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조직의 내부통제 같은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평가 지표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