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코스피가 6일 개장 직후 8% 넘게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가 큰 충격에 빠졌다. /박상선 기자 |
이 시점에서 가장 아쉬운 게 시장의 균형을 잡아줄 기관투자자, 특히 국민연금 기금의 역할이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은 상반기 주가 급등기에 국내 주식투자 한도를 늘리는 '변칙'을 썼다가 지금 엄청난 투자 손실을 본 상태다. 주가 급등기에 보유 주식을 팔아 과열을 막고 지금 같은 과매도 장에 주식을 사들여 변동성을 줄였어야 했다. 변동성을 줄이는 자동안정장치 기능이 망가진 탓이다. 지방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높였던 만큼 정부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필요 조치를 선제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증시도 증시지만, 블루쓰나미가 향후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이 더 걱정이다. 3%를 넘는 성장률과 1조 달러도 무난할 역대급 수출, 확장재정정책을 뒷받침하는 초과 세수 등 모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미 민주당의 데이터센터 규제 가능성을 낮게 볼 게 아니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하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 10개 주, 38개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추가 규제 도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됐는데,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대부분 지역 사회에서 쓸 전기나 물이 부족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로 반도체 수요가 줄면 반도체 가격이 조정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가격이 워낙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조정 폭도 클 수 있다. 현재 정부와 업계의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 예상은 2028년 하반기 정도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고점 진입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반도체 파티'에 취하면 대비할 틈도 없이 경제 성장이 멈추거나 후퇴할 수 있다. 게다가 자동차, 철강, 조선, 배터리 등 반도체 이외 주력 산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이미 고전 중이다. 반도체를 대신할 수출 효자 종목이 뚜렷하지 않은 '공백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경제 전반에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반도체의 뒤를 이을 경쟁력 비교 우위 업종의 발굴·육성에도 행정력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