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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서로 싸우지 않는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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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민 기자

승인 : 2009. 05.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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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엔 돈도 권력도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서울 덕수궁 앞. 평소 휴일과 다름없이 연인들은 데이트를 즐기고 여기저기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리던 ‘사람사는 세상’이 바로 이런 모습 이었을까!

그러나 휴일 거리를 메운 사람들은 바로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슬픔에 가득찬 사람들은 조문을 위해 3시간여를 기다렸다. 그러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조문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더 길어질 뿐.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마치 가신님을 향한 남은 사람들의 그리움처럼.

그랬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촌로(村老)마저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다. ‘왜 그랬을까?‘ 한마디 물음에도 울음이 터져 나오는 그들은 바로 돈, 권력과 거리가 먼 소시민들이었다.

간간이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울분 섞인 외침도 들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문객들은 충격과 비통, 애석함이 섞인 복잡한 심경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침묵하고 있었다.

마치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 답을 찾고 있는 듯...

“노무현 당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노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한 한 조문객의 답이다.

권기덕씨(45세, 경기도 양주시)는 “나는 노사모도 아니고 정치에도 관심이 없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인 그는 공허한 마음에 집을 나와 거리로 나섰고 이미 그가 세상에 없지만 지금에라도 그를 찾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그는 2002년의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했었다.

그가 기억하는 노 전 대통령은 원칙과 소신, 경남 출신이이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에 몸을 담으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앞장섰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개혁을 꿈꿨지만 탄핵과 재신임이라는 굴곡진 인생을 넘은 사람이었다.

또 한때는 미워하기도 했던 그였다. 그러나 그가 홀연히 떠나자 애증만이 남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슬픔이 되고, 아픔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때는 당신을 미워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원망도 하지 않겟습니다. 벼랑 끝에서 몸을 던져 뼈가 으스러지고 살이 터져 피가 흐르는 고통을 감수한 당신입니다.”

이제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 세상으로 떠난 노 전 대통령! 결국, 남은 사람들이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한마디 뿐! ‘그립습니다. 그러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서로 싸우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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