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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스마트폰활용 수업을 수강 중인 신인철(61)씨. / 김현아 기자 |
지난 13일 서울 강남시니어플라자의 한 강의실. 2주째 스마트폰 활용 기초를 배우고 있는 ‘새내기’ 어르신들이 이날 받은 미션은 ‘내 사진 보내기’다. 선생님은 여기에 더해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진을 전송하라는 주문을 했다.
신인철(여61강남구 역삼동)씨는 순간 정신을 집중하고 천천히 화면속에서 카카오톡 앱을 상징하는 말풍선 아이콘을 찾는다. “음, 그렇지! 요 모양이 카카오톡이라고 했어~” 신씨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럼 터치!
기다리던 카카오톡의 노란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신씨는 얼마되지 않는 친구목록을 ‘슬라이드’해 손녀의 이름을 찾았다. 다른 사람을 잘못 누를까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며 조심스레 1:1 대화버튼을 눌렀다. 여기까지 온 자신이 대견했다.
[엇 할머니다ㅋㅋ카톡 ㅋㅋ] [할머니 뭐해요?ㅎㅎ]
손녀의 얼굴과 함께 뜨는 글자가 신씨는 참 신기했다. 모이를 달라 재촉하는 아기새처럼 손녀는 종알종알 잘도 떠들어댔다.
이제 오늘의 숙제인 사진 전송하기를 시전해야할 차례다. “어디보자…사진이 어디있다고?” 강사의 도움을 받아 왼쪽의 ‘사진보내기’ 버튼을 찾아 눌렀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신씨의 사진폴더는 텅 비어있었다. “아뿔싸!”
“하하, 선생님! 사진이 있어야 보내죠. 다시 나오셔서 선생님 사진을 찍고나서 보내보세요” 강사의 지적에 신씨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급히 지난시간에 배운대로 사진을 찍었다. 빨간 얼굴이 그대로 담겼다.
[ㅋㅋㅋ 할머니 셀카찍었어?]
[할머니 보고싶어요ㅠㅠ 시험끝나고 놀러갈거예요]
신씨는 천천히 글씨를 눌러나갔다. [그래 지영아 후후후 건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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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씨와 손녀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
신씨는 “아들내외가 손녀가 재롱피우는 동영상도 보내오고, 외국여행을 갔던 사진도 많이 올려놓더군요. 보면 얼마나 재밌는지…”라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김계순 강사는 "온라인에는 세대 간 층이 없다. 스마트폰은 그들이 찾은 젊은 소통의 세상이며, 젊게 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