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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 중과실 있는 고객에 ‘은행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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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욱 기자

승인 : 2013. 07. 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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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 수법으로 공인인증서 빼낸뒤 재발급’…‘위조’ 판단
고객이 자신의 계좌 보안정보 등을 유출하는 중과실에 기인해 파밍(Pharming)사기 피해를 입더라도 피해 금액의 30%를 해당 은행이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그동안 공인인증서 등의 위조·변조에 대해서만 금융기관의 책임을 물었을 뿐 고객에게 중과실이 있는 경우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을 면제했다.

의정부지법 민사4단독 임수연 판사는 정 모씨(48)가 A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청구액의 30%인 538만200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공인인증서 등 접근매체의 이용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원고 역시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방치한 중대한 과실이 있기 때문에 피고의 책임 감경 사유로 판단, 피고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파밍 수법으로 공인인증서 등을 빼낸 뒤 재발급한 행위’를 ‘위조’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전자금융거래법은 민사상 책임 규정이므로 위조 개념을 형법과 같이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빼낸 공인인증서를 재발급한 행위를 위조로 해석했다.

앞서 정씨는 2012년 9월 11일 보안승급과 유사 은행사이트 주소가 적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이 사이트에 접속, 안내에 따라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입력했다.

이틀 뒤 다른 계좌로 수차례에 걸쳐 총 2000여만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날 이상한 느낌에 정씨는 계좌를 확인한 뒤 은행 고객상담센터에 신고, 이체 계좌에 남은 500여만원 만을 돌려받았다.

이에 정씨는 해당 은행과 이체 계좌를 빌려 준 김 모씨(37)·함 모씨(40)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김씨와 함씨에 대해서도 책임을 50%로 제한, 각각 299만3250원, 298만8750원을 정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홍은표 의정부지법 공보판사는 “전자금융거래 관련 고객에게 중과실이 있지만 금융기관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본 첫 판결”이라며 “파밍 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번 판결로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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