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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내비 옵션’ 소비자 잡는다

현대기아차 ‘내비 옵션’ 소비자 잡는다

기사승인 2008. 09. 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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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가 500만원 넘어… 100만원대 유사제품과 격차
 기아차 오피러스의 사제 내비게이션 장착 모습.
“정품은 비싸니 사제를 써라” “정품 써봐야 비싸고 주행도중에 DMB TV만 꺼집니다. 정품보다 좋은 사제 네비게이션이 반값에 설치가능 합니다.” 기아자동차 직영영업사원이 소비자에게 옵션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왜 영업사원이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게 소비자의 반응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네비게이션 옵션 선택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에쿠스 JS330 럭셔리(4980만원)부터 네비게이션 선택이 가능하다. 네비게이션 포함 옵션은 592만원부터 시작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사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영업사원들은 이런 고객 성향을 이용해 사제품 장착 과정에서 저가제품을 달아주며 폭리를 챙기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 에쿠스의 사제 내비게이션 장착 모습.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중인 김모씨는 최근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를 구입하기 위해 A대리점을 찾았다. 동급제품을 외부에서 장착하게 되면 순정보다 기능도 뛰어나고 180만원만 주면 된다는 영업사원의 설명에 김씨는 사제 네비게이션을 달았다. 이후 김씨는 지도상 오차가 발생해 영업사원에게 연락하니 직접 장착한 곳을 방문해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바쁜 김모씨는 가까운 네비게이션 전문점을 대신 찾았다. 업데이트가 힘들어 왔다고 하니 사장은 “제품이 저가형이라 그렇다”며 “최근에는 USB를 통한 업데이트는 물론 SD메모리카드, 블루투스 기능 등을 모두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더 황당한 건 최신제품도 장착비 포함 110만원이면 사는데 바가지를 쓴 거 같다는 사장의 말이었다.

제보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10여군데 기아차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오피러스 네비게이션의 사제 장착에 대해 문의한 결과 7곳이 170~200만원선에 장착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C영업사원은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인 현대상사에서 생산하는 순정품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장착도 기아써비스센터에 가서 해준다”며 “순정품은 오히려 질이 떨어지고 특히 속도가 붙으면 DMB가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문제가 없는 제품을 달아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네비게이션 전문 장착점 10여곳을 조사해본결과 순정품 못지않은 품질의 네비게이션은 100~120만원 이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D장착점 L사장은 “순정형은 M사맵을 쓰는데 시장에서 저가형인 것을 쓰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1위인 아이**맵에 내장메모리 4G, 블루투스통화, 무선인터넷, DMB 등 최신사양 기준으로 11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자동차 네비게이션 옵션가가 시장가격 대비 상당수 고가라는데 데 대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공학과 교수는 “조속히 개별 부품의 소비자가격이 공개돼 부품가 부풀리기의 관행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영업사원의 사제 네비게이션 장착 유도에 대해서는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개인사업자이기에 회사는 알바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에대해 “자사의 물품을 팔아달라고 영업사원들에게 브랜드간판까지 걸도록 계약을 해놓고 자신들이 불리하면 우리와는 별개라는 식의 무책임한 대응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사회적 이미지만 떨어뜨리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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