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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소장 못쓰는 변호사가 많다고?

[취재뒷담화] 소장 못쓰는 변호사가 많다고?

기사승인 2014. 11. 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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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변호사 업계 풍속도’라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치열한 법률 시장에 뛰어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대형로펌에 취업한 변호사, 이제 막 공익 변호사 활동에 뛰어든 새내기 변호사, 여전히 취업 전선에서 분투 중인 변호사 등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본 결과 이들은 매달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1000만원인지 아니면 300만원인지를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대형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는 경력검사나 판사를 지원해봐야 할지, 공익 변호사는 아이를 출산하면 세상의 정의를 위해 얼마나 더 뛰어다닐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여전히 구직 중이던 변호사는 로스쿨 탄생 때부터 예견하고 있던 상황을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로스쿨 변호사 처우나 근무 환경과는 다른 각도의 이야기들도 들려오고 있다. 바로 법원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다수의 판사가 토로하는 상황을 잘 들어보니 앞으로 예비 법조인들은 로스쿨 입학 뒤 어떤 전문 분야 변호사로 성장할지 고민하고, 연봉으로 얼마를 벌고 싶다는 꿈은 잠시 미뤄둘 필요도 있을 듯하다. 먼저 변호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다. 

 

“소장을 읽고 또 읽어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경우도 있다. 이 때 가끔 ‘대체 변호사는 누구지?’라는 궁금증에 신원을 확인해 본다”고 한다. 누가? 바로 제출된 소장을 읽는 판사가 말이다.

 

문제는 판사가 신원을 확인해 보면 ‘아니나 다를까’ 이력에 ‘제×회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떡하니 나온다는 것.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추운 겨울 어떤 합의부 재판이 진행 중이던 법정에 길다란 농구 점퍼를 입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알고 보니 그처럼 파격적인 패션 아이템을 몸에 걸치고 나타난 사람이 바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였다고 한다. 재판장의 지적이 나왔지만 다음 변론기일에도 자신의 패션을 고수하고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는 법정에서 정장을 입어야만 하느냐’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 때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우리도 더운 여름에 법복입고 있으면 엄청 더워요. 그런데 영국, 호주처럼 하얀 가발 안 쓰는 게 어딥니까. 편함만 추구하는 모습은 보기 좋기 않아요.”

 

모든 일은 기본기가 확실할 때 더 많은 성취를 향해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고 한다.

 

일부 ‘소장 못 쓰는 변호사’ ‘정장 버려둔 변호사’ 때문에 열심히 뛰고 있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 대해서도 판사들이 편견을 가지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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