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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답하라 1988’ 박보검 “눈으로 연기, 이제 저도 눈 떴어요”

[인터뷰] ‘응답하라 1988’ 박보검 “눈으로 연기, 이제 저도 눈 떴어요”

기사승인 2016. 02.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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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에서 최택을 연기한 배우 박보검 인터뷰
'응답하라 1988' 박보검/사진=이상희 기자

 결국 '응답하라 1988' 덕선(혜리)의 남편은 최택(박보검)이었다. 남편을 두고 설왕설래 논란이 많았지만 박보검이 만든 최택의 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을 그렸다. 이전의 '응답하라' 시리즈가 여주인공 남편 찾기에 중점을 뒀지만 이번 '응답하라 1988'은 가족애와 이웃 간의 정에 더 힘을 줬다. 그럼에도 김정환(류준열)과 최택 중 누가 덕선의 남편이냐에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극이 중반부를 향해 달릴 때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마침내 남편은 최택으로 밝혀졌다. 박보검이 연기한 최택은 11살에 프로에 입단, 13살에 세계최연소 타이틀 획득 이후, 88년 바둑 랭킹 1위·상금 1위의 자리를 지킨 '최고의 바둑천재'로 불리는 소년이었다. 타고난 천재성과 무서운 집중력을 가졌지만 덕선 앞에선 실없이 웃어 보일 수 있는 남자이기도 했다.


"저도 초반엔 남편이 정환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19, 20회 대본을 보고 택이가 남편이란 사실을 알게 됐죠. 경쟁을 느끼거나 남편에 연연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저 '응답하라' 시리즈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감사했죠. 최택이란 인물을 만들기 위해 대본에 많이 집중하고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말 없지만 한 번의 미소로도 사랑을 이야기했던 최택.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인물이었다. 박보검은 최택이라는 인물이 생소했지만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최택을 통해 바둑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게 됐어요. 바둑을 배우는 자세, 눈빛, 손동작 같은 것에 신경을 많이 썼고 기본 지식들을 습득하려 노력했어요. 바둑 잘하는 분들이 봐도 어색함이 없도록 하려고 했죠(웃음). 또한 최택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말투를 천천히 하려 했고 모성애를 자극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택이와 실제 저는 조용하고 진지한 면이 닮은 것 같아요. 또 연애할 때 집중하는 것도 닮았죠. 하지만 실제 저는 바둑을 못 둬요(웃음).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라요. 그런 면은 좀 다르네요."



'응답하라 1988' 박보검/사진=이상희 기자

박보검이 최택을 가장 인상 깊게 표현했던 건 눈빛이었다. 굳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덕선을 쳐다보는 깊은 눈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박보검 역시 눈빛으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매 작품마다 눈을 보면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처음 데뷔했을 땐 잘 몰랐어요. 연기에 미숙해서 제가 할 일을 하는 데에만 집중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상대 배우의 눈을 보고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원더풀마마'를 하면서 배종옥 선배님께 많이 배웠어요. 연기가 아니라 '진짜'인 눈빛이요.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래서 눈으로 연기하려고 욕심을 냈던 것 같아요. 눈빛이 좋은 배우, 눈으로 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박보검은 그간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이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확실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를 데뷔 때부터 응원해온 팬들은 늘 변함없었다. 최근 팬미팅을 개최해 팬들과 만난 박보검이 눈물을 흘린 이유에는 고마움도 담겨 있었다.


"데뷔하고 첫 팬미팅이었어요. 객석이 꽉 찬 그 광경을 보고 너무 감격스러웠고, 저를 여전히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눈물이 난 것 같아요. 팬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고, 즐겁게 연기 생활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컸어요. 제가 해드린 것도 없고 받기만 한 기분이었거든요. 팬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큰 인기를 얻었어도 여전히 겸손한 배우였다. 박보검은 "할 수 있는 게 많은 배우"라며 기대를 심어주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게 감사하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밀려드는 차기작 제안은 겸손하게 연기 생활을 해온 박보검에게 쏟아진 복이었다.


"항상 부모님이 겸손하라고 말씀하세요. 정직하고 분명하면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다고요.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좋게 변화는 하되, 변질은 되지 말라고 늘 말씀하세요.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올해 목표는 '박보검이라는 배우와 연기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응답하라 1988' 박보검/사진=이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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