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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인대, 개헌 보고에 밀린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중국 전인대, 개헌 보고에 밀린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기사승인 2018. 03. 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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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대표단,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보고에 2차례 박수로 지지 표시
외국기자단 배포 번역자료에 '헌법 수정안' 빠져...리커창 총리도 개헌안에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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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뒷줄 가운데)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장(왼쪽), 리잔수(栗戰書) 당 상무위원(사회자·앞줄 가운데)이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겸 비서장의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 보고를 청취하면서 자료를 보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최대 관심은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등이 포함된 개헌이었다.

통상적인 전인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는 개헌안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제13기 전인대 2900여 대표들은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겸 비서장이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을 보고하던 중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부분에서 2차례 박수를 보내면서 개헌안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왕 부위원장의 보고 도중에 박수가 나온 것은 이 부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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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겸 비서장이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을 보고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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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차 회의가 열린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전광판에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겸 비서장의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 보고 순서가 표시돼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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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겸 비서장이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을 보고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왕 부위원장의 보고에 따르면 개헌 논의는 지난해 9월 29일 시 주석이 주재한 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1월 18~19일 당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중전회)에서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 과학발전관과 함께 ‘시진핑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 삽입과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등이 포함된 개헌안이 확정됐다.

하지만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사실은 지난달 25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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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모습./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5일 개막한 전인대 대표단에게도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와 함께 헌법 수정안이 전달됐다.

하지만 외국기자단에게 배포된 번역 자료엔 헌법 수정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어 자료는 ‘정부 업무보고’ ‘중앙 및 지방 예산보고(초안)’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초안)’과 함께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안(초안)’ 등 4종류였지만 영어·일본어 자료엔 헌법 수정안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영어 자료엔 중국어 자료에 없는 ‘정부 업무보고’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보도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한국어 자료는 ‘정부 업무보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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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자와 중국인 스탭들이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배포된 자료를 보면서 속보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인민대회당 2층 배부처에서 자료를 먼저 받기 위해 가벼운 몸싸움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중국 정부가 개헌과 관련한 외국 매체들의 부정적인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 총리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과 더 긴밀하게 단결해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침으로 삼자”고 강조하고, 전인대 대표들이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사항’ 조항 삭제 보고에 박수를 보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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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베이징 특파원
앞서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 공산당 당헌에는 당 중앙위 총서기와 당 군사위원회 주석, 그리고 헌법엔 군사위원회 주석이 2회기를 넘어 연임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국가주석에 대한 헌법 규정도 이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지도력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며 국가 영도 체계 개선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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