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허가 취소·미국 임상시험 실패 여파로 침체돼 있는 제약·바이오주에 간만에 훈풍이 불었다. 유한양행이 신약개발로 1조원 ‘잭팟’을 터트린 것. 작년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 이은 조단위 대형 계약이다. 국내 주식시장 상장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섹터지수도 모두 상승장을 펼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한양행우는 이날 장중 전거래일보다 6만2500원(21.35%) 오른 27만4000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역시 장중 전일 대비 1만6000원(6.51%) 상승한 26만900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유한양행우와 유한양행 거래량은 같은 기간 26만5471%, 761% 급증했다.
코스피 기준 의약품 지수 역시 지난 4월 2일 장중 1만6115.61로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날 전일 대비 1.27% 올라 1만480.88로 마감했다. 지난주 2.4% 하락하며 코스피 수익률 0.2%를 5주 만에 하회한 것과 대비된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들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1월 2일 이후 하향세를 보인 코스닥 제약지수도 이날 전일 대비 2% 오른 8177.73으로 2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한양행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8억7000만 달러(약 1조58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 GLP-1과 FGF21에 결합해 효과를 내는 이중작용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혁신 신약을 공동 개발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 내 지방 축적에서 염증으로 발전해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한다. 아직 치료법은 나오지 않았다.
유한양행 신약 개발 호재에 따른 이날 상승장 모습과 달리 제약주는 상반기 내내 거듭된 각종 악재로 약세장을 이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검찰 조사,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취소 사태에 이은 투자자들의 소송 제기,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미국 임상시험 실패 등이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에 한파를 불러왔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올들어 각각 9.8%, 9.2% 하락한 상태다.
증권 전문가는 골이 깊은 주가와 달리 하반기 실적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KTB투자증권은 유한양행을 포함해 한미약품,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종근당, 일동제약 등 7개사 합산 영업이익이 3분기와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74%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2분기 매출에 대해선 기술료 순증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고된 기술수출 수익 감소와 R&D 비용 증가 외 실적에 부정적 변수는 없다”며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이 각각 나보타 미국 수출호조, 내수 전문의약품(ETC)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 내 기업들의 신뢰도 역시 크게 떨어져 있다”면서도 “2016년 9월 한미약품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섹터가 크게 조정받은 뒤 다시 크게 반등하면서 시장 주도섹터로 부상했던 사례를 보면 지금은 기술력이 탄탄하고 R&D 모멘텀이 존재하는 기업들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