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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혼전 관계 불법화에 대규모 시위 발발…수만명 거리로 쏟아져

인도네시아, 혼전 관계 불법화에 대규모 시위 발발…수만명 거리로 쏟아져

기사승인 2019. 09. 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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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Student Protests <YONHAP NO-0359> (AP)
사진= AP, 연합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관습법(샤리아)을 반영해 혼전 성관계·동거 등에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형사법안의 통과를 추진한 데 반발한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BBC뉴스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형사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5000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했으며 경찰들은 보안유지 명목 하에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 대포 등을 발사했다.

인도네시아가 새롭게 내놓은 형사 법안에는 혼전 성관계·동거·낙태·국가와 대통령을 모욕하는 일 등에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혼전 성관계는 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결혼 전 동거는 6개월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대통령·부통령·종교·국기·국가를 모욕하는 일을 불법으로 하고, 의학적 판단 아래 응급상황이 아니거나 강간 정황이 없는 낙태는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도록 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 법안이 “여성과 종교, 성 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인도네시아인에게 재앙”이라고 묘사했다.

시위대는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 운집해 밤방 수사트요 인도네시아 하원의장과의 대화를 요구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는 “내 사생활은 정부가 관여할 바 아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인도네시아 중앙부에 있는 술라웨시 섬에서 최소 4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수마트라슬라탄주(州)의 주도인 팔렘방에서 28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형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56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새 형사 법안은 원래 이날 의회에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0일 새 법안이 여전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연기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법을 그대로 빌려 온 현행 형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2014년부터 진행해왔다. 표결 연기에도 법안 통과가 조만간 추진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수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표결이 예정된 날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더불어 지난 17일 부패척결위원회(KPK)의 독립성과 권한을 약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 통과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안은 반부패위원회 조사관을 경찰 등 공무원이 파견 근무하도록 하고, 부패 수사를 위해 영장 없이 도청하는 권한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슬람 대학에 재학중인 후아드 와히우딘은 “우리는 친국민이 아닌 친부패기관 성향을 띄는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해 의회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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