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10건 중 4건 ‘11~20년차 아파트’ “실수요자 재편”

실수요, 집값 비싼 소형 신축보다 중형 구축을 선택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이 입주(준공) 11∼20년차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3년간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20년차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전체의 41.6%로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1∼30년(24.5%), 10년 이하(22.3%), 30년 초과(11.6%)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 114는 입주 11~20년차 아파트의 거래가 높은 이유에 대해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수요 입장에서는 비싼 새 아파트나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준수한 품질을 갖춘 구축 아파트를 선택하는 편이 덜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말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를 입주 연차 구간별로 살펴보면, 10년 이하와 30년 초과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각각 9억714만원, 10억725만원으로 9억원을 초과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대출금 외에 평균 6억원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이들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11~20년차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7억9193만원이다. 4억원 대 현금 보유자도 대출을 받아 이들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114는 “올해 9월까지 전세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보증금이 평균 4억1천896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 임차인이 매매 전환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1~30년차 아파트는 평균 거래가격이 5억7249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노후 등 불편한 주거환경 탓에 상대적으로 거래 비중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114는 “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축보다 구축의 거래가 활발해, 선호도와 실제 매매 거래간 다소 괴리가 발생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인기 높은 새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가용자금이 한정된 실수요가 차선의 선택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신축 중심의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고 청약 당첨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거환경을 갖춘 구축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것이 내 집 마련의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