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英 냉동컨테이너 사건 배후는 中 여성조폭 조직

英 냉동컨테이너 사건 배후는 中 여성조폭 조직

기사승인 2019. 10. 28. 15: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두목은 이미 2014년 사망, 그녀가 만든 조직이 사건 주도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에서 발생한 냉동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은 이미 타계한 전설적인 재미 화교 출신 여성 조폭(조직폭력)의 결성 조직이 배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면 무역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이 사건으로 다시 한 번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정추이핑
전설적인 여성조폭 정추이핑. 생존 시에는 ‘밀항의 여왕’으로도 불렸다. 영국 참사를 일으킨 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보쉰.
이번 사건은 아직 39명 희생자들의 국적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는 등 의문점이 상당하다. 이들의 이동 경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쉰(博訊) 등 다수 화교 매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참사를 불러온 밀항 주도 조직은 수법으로 볼 때 별명이 ‘밀항의 여왕’이었던 재미 화교 정추이핑(鄭翠萍)이 40여 년 전 결성한 범죄조직이 배후라는 관측이다. 실제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밀하게 내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중국과 미국의 밀항업자들 사이에서는 ‘핑제(萍姐·평 누나)’로 불린다는 그는 1949년 푸젠(福建)성의 빈곤한 농촌 출신으로 젊은 시절에는 평범한 촌부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 후 홍콩을 거쳐 1981년 뉴욕으로 이민을 가면서 완전히 바뀌게 된다. 현지에서 밀항 사업을 하면 큰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업계에 투신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이후 암흑가의 보스처럼 변신한 이 여성은 자신의 소원을 이뤘다. 무려 20만여명에 이르는 중국인을 미국과 해외에 밀항을 시키는 업적(?)을 올리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 1989년에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유혈 사태에 연루돼 지명수배를 받은 인사들을 밀항시키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본의 아니게 전 세계 밀항 사업을 완전 장악한 조폭 두목에서 민주 인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수년 전부터 그의 자서전을 준비 중이라는 베이징 프리랜서 작가 저우(鄒) 모씨는 “그녀는 지금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사실 미국 경찰도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1억달러의 재산을 유산으로 남긴 것과 살아 있을 때 톈안먼 사태에 연루된 인사들로부터 매년 인사를 받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정말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2000년 홍콩 공항에서 FBI에 체포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어 2005년 열린 재판에서는 무려 3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2014년 암으로 텍사스 감옥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세상을 등졌음에도 전 세계 곳곳의 수천여명 화교들로 이뤄진 그 조직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가 옥중에서도 웨이신(微信·영문명 위챗)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직을 관리하면서 사업을 지속했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다는 것이 보쉰 등의 전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