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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조선시대 흑산도 기행기 ‘부해기’ 번역지원...정학유 문집

신안, 조선시대 흑산도 기행기 ‘부해기’ 번역지원...정학유 문집

기사승인 2020. 06. 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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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둘째아들 정학유의 문진'운포유고'의 '부해기'
흑산도의 고래, 풍속 및 정약전 흑산도 예찬 서간문 등 실려
흑산도 기행 부해기
다산(茶山)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기록한 흑산도 기행기 ‘부해기(浮海記)’. /제공=신안군
다산(茶山)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丁學遊; 1786~1855)의 전남 신안 흑산도 기행기가 오는 18일 공개된다.

신안군은 다산 집안의 책인 ‘유고(遺稿)’ 10책 가운데 8~10책에 수록된 정학유의 문집 ‘운포유고’(耘圃遺稿)에서 ‘부해기(浮海記)’를 한양대학교 정민 교수를 통해 추진된 학술용역을 통해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1808년 다산은 둘째 형인 손암(巽庵)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로 아들 학유를 보냈다. 1807년 손암의 아들 정학초가 17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정학초는 정학유와 함께 다산의 유배지인 강진으로 오려다 돌연히 병을 얻어 죽었다. 이에 다산이 마음 아파하는 형을 위해 아들을 보낸 것이다.

‘부해기’는 정학유가 부친의 당부로 둘째 큰아버지 정약전을 만나기 위해 1809년 2월 3일부터 3월 24일까지 52일간 흑산도를 다녀온 여정을 기록한 여행기다.

정학유는 형 학연(學淵)과 함께 다산의 학문 활동을 도와 농가 풍속을 읊은 ‘농가월령가’ 지은이로 알려졌지만, 학계에서 주목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부해기’에 나온 그의 빼어난 글을 통해 그의 문학세계가 알려지게 됐다. 정학유는 흑산도의 풍경, 특산물, 풍속과 주민 생활, 중국 표류선, 문순득 이야기, 산개(山犬 )이야기, 인어 이야기 등을 세세하고 다채롭게 적었다.

이 밖에도 손암과 다산의 인간적 면모를 볼 수 있는 자료도 이번에 새로 공개된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다산과 정약전은 서로의 유배지인 강진과 흑산도에 대해 ‘여기가 더 좋은 곳’이라며 일종의 토론을 벌였다. 그 편지를 이번에 확인해 시간 순서로 엮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약용이 형에게 보낸 편지는 ‘여유당집’에 실려있었지만, 형 정약전의 답장을 문답식으로 구성한 적은 없었다.

또 다른 편지에 따르면 다산은 자신이 유배 중에 쓴 책을 형에게 미리 보내 의견을 묻고 책의 내용을 고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들 사이 오간 편지만 원고지 1000장 분량”이라고 소개했다.

신안군의 지원을 통해 번역된 부해기를 비롯한 서간문 등의 자료는 조선 후기 흑산도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정약전의 유배공간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한다.

박우량 군수는 “흑산도 사람들의 벗이었던 손암 정약전선생에 대한 다양한 학술연구 지원과 그의 애민정신을 기리는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암과 다산 형제의 서간문은 추후 단행본으로도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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