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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전 참전 의문제기...50억달러 아니면 주한미군 철수 위협하라”

“트럼프, 한국전 참전 의문제기...50억달러 아니면 주한미군 철수 위협하라”

기사승인 2020. 06. 2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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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주한미군 비용 협상 비사 공개
"트럼프, 한국전 참전, 대규모 미군 한반도 주둔에 여러 차례 의문제기"
"주한미군 비용 50억달러 받지 못하면 미군 철수 위협하라"
폼페이오 김영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018년 7월 6∼7일(한국시간) 이뤄진 3차 방북 결과를 보고하는 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의미하는 ‘전쟁 연습’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왜 한국전에 나가 싸웠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여전히 한반도에 그토록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계속 중얼거렸다고 전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018년 7월 7일 오전 북한 평양에서 2차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평양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주한미군 주둔에 회의적인 인식을 드러냈고, 한국으로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50억달러를 받지 못하면 미군을 철수하라고 위협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018년 7월 6∼7일(한국시간) 이뤄진 3차 방북 결과를 보고하는 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의미하는 ‘전쟁 연습’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왜 한국전에 나가 싸웠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여전히 한반도에 그토록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계속 중얼거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얼간이(chumps)가 되는 것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 볼턴 전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한국전 참전, 대규모 미군 한반도 주둔에 여러 차례 의문 제기”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다른 대목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떠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대단치 않게 여겼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중국의 역할이 주시할 가치가 있긴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가가 더 정확했다고 기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선물인 엘튼 존의 ’로켓맨‘ 시디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는지에 관해 물어보며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전에 체제보장을 원하며 검증은 비핵화 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제재를 약화하려는 전통적인 지연 전술‘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 구축은 허튼소리”라고 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으나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불발, ’빈손‘으로 돌아왔다. 북·미는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의 선후 관계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으며 북한 측은 폼페이오 장관이 ’강도적 요구‘를 했다고 비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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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9년 7월 24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볼턴 “트럼프, 주한미군 비용 50억달러 받지 못하면 미군 철수 위협하라”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으로부터 50억달러를 받지 못하면 미군을 철수하라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관한 회의를 하던 중 한국에서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가리키면서 “그 워게임은 큰 실수”라며 “우리가 (한국의 미군기지 지원으로) 50억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에서 나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훈련이 모의연습이고 자신도 훈련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난 정신병자와 평화를 이뤄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김 위원장을 언급한 뒤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에서 무역으로 380억달러를 잃고 있다. 거기에서 나오자”고 했고, 당시 훈련에 대해서도 “이틀 안에 끝내라. 하루도 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같은 해 7월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백악관에서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80억 달러(일본)와 50억 달러(한국)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당신을 매우 강한 협상 지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를 받은 후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면서 “존(볼턴 전 보좌관)이 올해 10억달러를 가져왔는데 미사일 때문에 50억달러를 얻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그리고 일본, 유럽 동맹들)과의 관계를 몹시 괴롭혔던 이슈 중 하나는 미군 기지를 유치한 나라들이 내야 할 비용 분담에 관한 문제”라며 “셀 수 없이 많은 논의 후에도 ’우리가 한국을 지키기 위해 거기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국들이 기지 비용에 ’플러스 50%‘를 더 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난 트럼프 대통령이 적당한 액수라고 판단하는 만큼 지불하지 않는 나라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그의 궁극적인 위협이 한국의 경우 진짜일 것을 두려워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미군 주둔국에 대한 비용 분담에 대해 “그 액수와 방식은 다양했고 실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는 없었다”면서 “미 국방부의 창의적인 회계 기술에 따라 거의 모든 비용 수치가 높든, 낮든 정당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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