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동제한 조치 완화 수요회복 기대
정제마진 마이너스…위험 요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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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유4사 중 현대오일뱅크는 ‘깜짝 흑자’를 달성하며 업황 회복의 시그널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고,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역시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의 올해 2분기 적자 총 규모는 7241억원이다. 이는 1분기 정유4사의 총 영업적자 4조3775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된 수치다. 정유업계 영업이익 개선은 올해 초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각 사별 2분기 영업적자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은 4397억원, 에쓰오일은 1643억원, GS칼텍스는 1333억원이다. 2분기 역시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현대오일뱅크가 13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가 깜짝 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던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가격이 저렴한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을 경쟁사 대비 5~6배 높은 33%까지 확대해 원가를 절감했다. 또한 생산설비도 유연하게 운영해 마진이 양호한 경유 생산에 집중해 수익을 개선했다.
정유업계는 하반기 산유국의 감산조치 연장으로 원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이동제한 조치 완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등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하반기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 영향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실적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처럼 유가급락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의 위기는 벗어났다”고 예상했다.
다만 정제마진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라 낙관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짙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치로,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7월 5째주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로 여전히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국의 하절기 수요 최대 시점 종료 도래 등 위험 요소도 여전하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악화 탓에 최악을 탈피 못하는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어렵다”면서 “7월까지 실적은 2분기와 유사한 정도지만 차후 추가하락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