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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스마트폰 나눠먹기…삼성·LG ‘승부처’는 유럽·중남미

화웨이 스마트폰 나눠먹기…삼성·LG ‘승부처’는 유럽·중남미

기사승인 2020. 0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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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로 내년 화웨이 생산량 '뚝'…韓 기업 영토확장 청신호
삼성전자, 유럽 '1위 굳히기'·LG전자, 중남미 톱 5 '반사이익'
11면
미국의 추가 제재로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화웨이 물량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화웨이가 점유했던 20% 안팎의 시장을 최대한 끌어와 확고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굳히고, LG전자는 화웨이발 시장 재편을 기회로 스마트폰 영토를 확장한다는 전략이 유력하다. 특히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점유율이 모두 높은 유럽에서는 삼성이, 화웨이와 LG전자가 5위 권 내에서 한자릿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중남미에서는 LG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이들 지역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애플, 샤오미, 오포 등도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삼성과 LG가 중저가에서 프리미엄폰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라는 평가다.

16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가 보유한 스마트폰 부품 재고는 올해 연말께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내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올해의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규모가 올해 1억9000만대에서 내년 5900만대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5%로 예상되는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내년 4.3%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그 빈자리를 누가 가져갈지 업계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지난 2분기 화웨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내준 삼성전자는 화웨이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0.2%의 근소한 차이로 뒤쳐졌지만 1위 자리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일깨운 경험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번 상황을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점유율이 모두 높은 유럽에서는 삼성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33%를 점유해 2위인 애플(19%)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각각 18%, 15%씩 차지해 3, 4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빠질 경우 18%의 시장을 놓고 3개 업체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인지도를 확실하게 구축한 삼성이 더 큰 파이를 가져가 확고부동한 1위를 굳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1위 삼성전자(43%)와 함께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2분기 중남미에서 샤오미와 함께 5%를 점유해 5위에 올랐다. 점유율이 비슷한 양 사가 각축전을 벌이며 이 지역 화웨이 물량(9%)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지난 7월 200~300달러대의 스마트폰 K시리즈를 남미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판로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화웨이 퇴출이 호재로 더해질 수 있다.

이 외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갤럭시Z폴드, LG윙 같은 프리미엄폰부터 저렴하지만 성능이 뛰어난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애플에 비해 플래그십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제품을 갖춰 유럽, 중남미 공략에 유리해 보인다”며 “기존에 화웨이를 쓰던 고객이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폰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확대 여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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