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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학생 감소로 호주 대학 재정에 비상 불

호주 유학생 감소로 호주 대학 재정에 비상 불

기사승인 2020. 10. 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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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은 호주 대학으로부터 현금 지갑 취급 받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 인종 차별도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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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 국립대학에 학생들이 없다.(사진=이대원)
호주로 유학 오는 학생들이 급감하면서 호주 대학 재정에 비상 불이 켜졌다.

호주 공영방송 에이비시(A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올 6월 학생비자 신청 건수가 4062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작년 같은 기간 비자 신청 건수는 3만4000 건에 달했었다. 2020년 1~7월 해외 유학생 예비비자 신청 역시 7만23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비자 신청의 40%에 그쳤다.

호주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은 자신들이 호주 대학에 재정적으로 크게 기여했지만, 정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학생 감소에 대해 빅토리아대 미첼 교육 보건정책 연구소의 피터 헐리씨는 “그냥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것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학생들은 단순히 학비보다는 경제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첼 연구소는 작년 유학 산업이 호주 국내 총생산에 약 30조 원 규모의 기여를 했지만, 2021년 말까지 국경 폐쇄를 유지할 경우 향후 3년간 유학생 수입에서 약 15조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고등교육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교육 부문에서 최소한 1만2500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주로 국제 학생 수 감소의 결과였다.

헐리 박사는 ”국경이 더 오래 폐쇄될수록 유학생들이 호주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학생에 대한 차별 대우가 유학생 감소의 또다른 원인

하지만, 외국인 학생들이 호주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단지 국경 폐쇄 때문은 아니라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유학생들이 받은 대우가 유학생들을 실망하게 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 인종 차별주의, 그리고 정부의 지원 부족은 모두 국제 학생들이 호주에 환멸을 느끼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이주민 노동자 단체가 5000명 이상의 유학생을 대상으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59%의 응답자가 현재 호주를 대유행 이전보다 유학 국가로 추천할 가능성이 작다고 답했다. 특히 76%의 중국 학생들과 69% 네팔 학생들이 호주를 추천할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자의 거의 4분의 1이 언어적 학대를 당했다고 보도하는 등 국제 학생에 대한 인종차별도 만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들은 특히 호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전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드니공대 법학부 로리 버그 부교수에 따르면 지난 4월 학생들이 더는 자신을 부양할 수 없다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총리의 발언에 극도로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호주 정부에 분노와 고통을 표현했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수상의 성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문 전체 응답자 중 35%가 10월까지 유학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답했고, 3분의 1은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그 박사는 수년 동안 유학생들은 호주 대학으로부터 현금 지갑 취급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고용주들의 착취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은 그들이 대학의 수익원으로만 취급되고 그 후에 그들 자신이 어려울 때 버려진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헐리 박사 역시 ”유학생이 부유하다는 신화가 있는 것 같다“라면서, ”어떤 사람은 부유하지만,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연방정부는 재정 지원을 유학생을 포함한 임시 비자를 받는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하는데 약 16조 원이 더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학생들에게 재정지원을 하지 않기로 한 호주 정부의 결정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한다.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와 같은 다른 유사한 교육 시장들이 취하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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