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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첫 내부 출신 행장 발탁에 들뜬 수협은행…어깨 무거운 김진균

[취재뒷담화]첫 내부 출신 행장 발탁에 들뜬 수협은행…어깨 무거운 김진균

기사승인 2020. 10.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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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이주형 경제산업부 기자
차기 수협은행장의 최종 후보로 김진균 수석부행장이 발탁되자 내부 직원들의 기대감은 커지고 사기도 진작된 모습입니다. 수협은행 최초로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28일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로부터 단독 추천된 김 후보자는 앞으로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됩니다.

수협중앙회가 부회장제를 폐지하고 대표이사체제를 구성한 2000년부터 수협은행장은 줄곧 외부 출신 인사가 맡아왔습니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 경영 위기를 겪은 수협은행이 공적자금 약 1조1500억원을 지원받은 뒤,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협은행이 2028년까지 상환해야 할 공적자금은 8000억원 이상 남은 상황입니다.

이번 차기 행장 공모에서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인물이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행추위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김 후보자를 선택했습니다.

수협은행 직원들에게는 ‘내부 출신도 행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내부 출신으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 김 후보자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좋은 성적을 기록해야 이후에도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협은행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영실적 개선과 이를 통한 공적자금 상환이 꼽히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정부의 경영간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것인데요, 수협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영업 채널이 적은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650~1000여개에 달하지만 수협은행의 영업점 수는 현재 131개에 불과합니다. 비대면·디지털 금융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빈 현 수협은행장도 디지털 본부를 확대해 정비에 나서는 등 디지털 강화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다만 디지털 금융이 실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고객 수 증대가 필수적입니다. 늘어난 고객이 안정적인 예수금 조달 구조를 만들기 때문이죠.

현재 수협은행의 고객 수는 350만명으로 1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시중은행보다 부족한 상황입니다. “수협 조직의 특수성과 경영이념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금융전문가로 수협은행의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행추위 관계자의 말처럼 김 후보자가 수협은행 전문가로 성장을 이끌고 내부 출신 행장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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