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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회장의 애틋한 석유화학 사랑…“미워도 다시 한번”

롯데 신동빈 회장의 애틋한 석유화학 사랑…“미워도 다시 한번”

기사승인 2020.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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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롯데정밀화학 등 화학계열사 울산공장 현장방문
코로나19에 롯데케미칼 등 실적 악화에도 믿을 건 '화학'뿐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적극 투자해 ESG 경쟁력 강화 주문
[사진2] 신동빈 회장,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방문
롯데 신동빈 회장이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하여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잇달아 화학 계열사 생산현장을 방문하며 화학 사업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부문 여수공장 방문에 이어 9월 역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 사업장을 둘러봤고, 이달 18~19일 인수 후 처음으로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과 롯데케미칼, 롯데BP화학 등 화학 3사의 울산 사업장을 찾았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그룹의 핵심 축으로 기틀을 잡고 있는 화학사업 육성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화학은 외부환경에 취약한 유통을 대신해 그룹의 캐시카우로 신 회장이 각별히 아끼는 사업이다. 신 회장 본인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출신으로, 1990년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6년 국내 화학업계 최대 빅딜이자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였던 삼성그룹 화학부문(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3조원 인수합병도 주도했던 만큼 화학사업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신 회장의 화학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다. 그룹의 모태사업인 유통이 코로나19는 물론 중국의 사드사태, 일본불매운동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한계를 느꼈다. 부친인 고(故) 신격호 회장과의 차별화된 사업재편도 필요하다.

비록 롯데케미칼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올 상반기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래도 믿을 건 든든한 수익률을 받쳐줄 화학뿐이란 것이 신 회장의 생각이다. 연말 정기임원인사를 앞두고 화학사업장을 찾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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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18일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친환경 소재 적극 투자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친환경적인 스페셜티(고부가 가치 제품)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제적인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그린소재인 셀룰로스 계열 제품에 총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1150억원 규모의 건축용 첨가제 메셀로스 공장 증설, 239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애니코트 공장 증설도 완료된다. 2022년 상반기에는 370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추가 증설도 완료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동박·전지박 제조사인 두산솔루스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투자합작회사에 2900억원을 출자한 것을 밝히며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롯데그룹의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말 울산공장 PIA(Purified Isophthalic Acid·고순도이소프탈산) 설비 증설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고부가 제품 일류화를 추진하고 있다. PIA는 PET(페트)·도료·불포화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롯데케미칼은 PIA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메탈자일렌 공장에도 1250억원을 투자해 20만톤을 증설, 안정적인 원료 수급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BP화학 또한 1800억원을 투자해 초산과 초산비닐 생산공장을 증설했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이 8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명의 일자리 창출 등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에 따른 것으로 당시 화학에만 투자의 40%인 20조원을 투입할 정도로 화학에 힘을 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믿었던 화학마저 흔들리며 그룹 전체에 위기를 맞았다. 3분기에 영업이익 1938억원으로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거뒀지만 상반기까지 롯데케미칼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3월에는 대산공장 화재사건까지 더해지며 연말 인사를 앞두고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김교현 대표이사의 교체설도 나돌 정도다.

석유화학 빅3로 언급되며 함께 경쟁하던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배터리, 태양광으로 친환경시장에서 제 몫을 하며 선도하는 것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순수 화학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최근 들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중국 SEM과 시니어, 국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자리를 잡은 시장이라 성공여부도 불확실하다.

그래도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등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부문에서 확실한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화학이다. 늦어도 12월 내에 대산공장 재가동을 목표로 해 롯데케미칼의 하반기 전망치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사업구조를 보면 유통, 호텔&서비스는 물론 식품까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면서 “그나마 화학의 충격이 덜한 만큼 이번을 계기로 신 회장은 화학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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