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시진핑 中 주석, 티베트에 ‘민족단결’ 강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630010016088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6. 30. 21:22

달라이 라마 후계 언급에 제동
공산당과 함께 가면 행복할 것 주장
달라이 라마, 곧 후계자 발표 전망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티베트(시짱西藏)자치구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조만간 자신의 후계자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무섭게 현지 주민들에게 '민족 단결'을 주문했다.

clip20250630211457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021년 7월 티베트자치구 구도 라싸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최근 인도에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가 조만간 후계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해지자 티베트인들에게 민족단결을 강조했다./신화통신.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7일 티베트자치구 린즈(林芝)시의 한 마을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에서 "여러분이 편지에서 잘 말했듯 북두칠성을 보고 가면 길을 잃지 않는다. 공산당과 함께 가면 행복할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당의 변방 진흥과 민생 개선 정책 지도 아래 민족 단결을 확실히 수호하고 더 행복한 생활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시 주석의 이번 언급은 달라이 라마가 90번째 생일을 앞둔 내달 2일 후계자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그가 지명한 후계자를 절대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미리 선수를 쳐서 피력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분석은 지난 6일 시 주석이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35)를 만나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 민족 단결과 종교 평화, 티베트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면서 힘을 실어준 사실만 봐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가 아니라 그가 티베트 불교의 정통성을 잇고 있다고 본다는 얘기가 된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의 지도자로 꼽힌다. 달라이 라마가 열반할 경우 그의 환생자를 찾아 후계자를 옹립하는 데 결정적 권한을 갖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기알첸 노르부는 1995년 중국 정부가 선정 과정에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로 일방적으로 지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때문에 중국 통치에 반대해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는 그를 '가짜 판첸 라마' 내지는 '관제 판첸 라마'라고 간주해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의 환생자로 당시 어린 소년이던 최키 니마를 지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키 니마는 판첸 라마에 지명된 직후 돌연 실종된 바 있다.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중국 당국에 의해 연금된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달라이 라마가 사망할 경우 후계자 지명이 중국 당국의 소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때문에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달라이 라마가 최근 자유가 없는 땅에서는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는 아예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과 달라이 라마를 수장으로 하는 티베트 불교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사롭지 않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