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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은행은 위비톡 톡알림 서비스를 문자발송으로 적용하고, 이후 백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지난 26일엔 위비톡 대화내용 및 사진저장(백업), 앱 검색 및 실행까지 모두 끝내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는데요, 우리은행은 위비톡을 대체할 별도의 서비스는 아직 없지만, 지주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디지털·데이터 혁신 작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위비톡은 2016년 이광구 전 행장이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당시 메신저 플랫폼을 선점해야 은행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란 포부 아래 야심차게 시작했죠. 우리은행 창구에서 위비톡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달라는 직원 요청에 응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다운로드수만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500만을 넘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위비톡 출시 초기엔 고정고객들만 자주 이용하더라도 파급력이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외부효과가 강해진 상황에서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더라도 굳이 메신저 플랫폼을 옮길 유인동기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후 위비톡은 외국어 번역 기능을 탑재하는 등 여러 시도를 거듭했지만, 끝내 메신저로서의 역할에 마침표를 찍게 됐습니다.
다만 위비톡은 타 산업 대비 안정 추구 경향이 강한 은행권에서 모바일 메신저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서 5년간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금융산업에서 디지털 혁신(DT)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위비톡을 실패 사례가 아닌, 타 분야까지도 영역을 넓힌 ‘도전 사례’로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