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슈돋보기]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찬반 논란, 쟁점은

[이슈돋보기]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찬반 논란, 쟁점은

기사승인 2021. 01. 1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기업결합 신고
'구조조정 vs 경쟁력 제고' 의견 팽팽
ㅇ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공 = 연합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서를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내면서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 등 8개 해외 경쟁당국에도 일괄 제출했다. 공정위 심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 결론이 난다.

대한항공은 기업집단 한진에 소속된 회사로 계열회사로는 진에어·한국공항·싸이버스카이 등이, 아시아나항공은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에 소속된 회사로 계열회사로는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이 있다. 이번 기업결합 신청은 단순히 국내 1·2위 항공사의 만남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산업 측면에서도 세계 7위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되는 여정의 마지막 관문이나 다름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항공업계 재편에 따른 것이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정부 주도 기업결합에 이르게 됐음에도 노동조합 측은 일방적인 ‘재벌 특혜’라는 주장이다. 또 기업결합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구조조정은 물론 독점기업으로 출범하면 대 국민 항공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 “재벌 특혜 그만…인위적 구조조정 우려”
대한항공이 기업결합 신고서를 일괄 제출한 이튿날인 지난 15일, 노조는 “재벌 특혜”라며 세종시 공정위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요컨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영 실패로 인한 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항공산업 지배력이 강화되는 점을 꼬집었다. 정부가 주도해 박 회장에게는 경영 실패에 대한 면죄부를, 조 회장에게는 경영권과 지배력 강화를 쥐어줬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다 겹치는 인력의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시장의 독점 지위를 이용한 대 국민 항공서비스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어…생존 위해선 기업결합 필수적”
반면 정부와 사측은 ‘생존 기로’에 서있는 만큼 이번 기업결합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제로(0)’에 가까워지면서 항공산업 자체가 존폐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뤄진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까지 수차례 국내 항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다고 누차 강조한다. 우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대한항공 임직원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갈 정도”라며 “양 사가 통합된다고 해도 공급을 줄일 계획은 없어 현장 근무 인력은 그대로 필요하다”고 분명히 했다. 양 사의 인력은 약 2만8000명 정도인데, 본사와 현장지원을 위한 간접 인력이 2000명가량에 불과해 전체의 90%가 넘는 인력이 그대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년퇴임이나 자발적 사직 등의 자연 감소 인원을 고려하면 중복 인력은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는 부연이다.

◇아시아나항공, 퇴출보다 기업결합 무게…‘조건부 승인’ 이뤄지나
이미 수건은 던져졌다. 남은 일이라곤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관건은 아시아나항공이 홀로 남을 경우 회생 불가하다는 점이 최우선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보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독과점 기업이 탄생하는 게 국가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더 낫다는 점도 적극 소명돼야 한다.

시장에선 수치상으로는 독과점에 해당할 수 있는데다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기업결합심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였던 지난해 4월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결합을 승인할 당시처럼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기업으로 판단해 기업결합을 허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본다. 해외 당국에 관해선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국적항공사 주력 노선이 대부분 싱가포르·홍콩·런던·뉴욕 등 대도시여서 독과점 논란은 거의 없다”며 일부 노선을 조정하면 무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현장 실사에 들어간 대한항공은 3월 17일까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후 통합 계획(PMI)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후 결합심사와 산업은행의 인수 통합 계획 승인을 거쳐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