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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10년만 희망퇴직 단행하는 SKC, ‘앱솔릭스’의 무거운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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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3. 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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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김영진
김영진 산업1부 기자
최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SKC가 10년 만에 희망퇴직에 나섰습니다. 구조 조정과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겉으로 보면 체질 개선이지만,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버티던 사업이 무너졌고, 믿을 카드는 신사업 뿐인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같은 위기는 SKC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의 불황이 이와 같은 뼈아픈 결과로 이어진 것인데요. 다만 그 충격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2024년 4분기부터 시작된 적자의 늪은, 2025년 연간 305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습니다.

당장의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6년 SKC의 매출은 2조원을 넘기겠지만 영업손실은 1310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1분기에도 약 5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됩니다. 외형은 유지되지만 수익성은 회복하지 못하는 구조죠.

주가 역시 실적과 궤를 같이하며 하락하고 있습니다. 2021년 말 20만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그리며 최근에는 9~10만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반등도 있었지만 업황 회복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흐름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C가 꺼내든 해법은 '유리기판'입니다. 회사는 1조원 유상증자 중 5900억원을 자회사 앱솔릭스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재무 안정과 함께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합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사실상 '단일 베팅'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활을 건 유리기판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달러(약 10조7000억원)에서 2028년 84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다만 현재 앱솔릭스의 유리기판은 현재 고객사 샘플 테스트를 거쳐 검층 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양산이나 수익 창출이 확인된 단계는 아니라는 이야기죠. 시장 환경도 만만치 않습니다. 막강한 자본력의 글로벌 기업 인텔이 상용화를 선언했고, 삼성전기 등 국내 기판 강자들도 추격에 나서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앱솔릭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일찍이 양산 수율을 증명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면 SKC는 기나긴 적자 터널을 뚫고 '제2의 SK하이닉스'로 부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상용화의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이 1조원의 승부수는 그룹 전체를 흔들 무서운 부메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유리기판에 쏠린 시선이 기대만큼이나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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