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정인이 사건’ 재판서 어린이집 원장 “멍, 상처 계속 발견...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217001435363

글자크기

닫기

박세영 기자

승인 : 2021. 02. 17. 14:53

연합
‘정인이 사건’의 재판에서 어린이집 원장이 사망 전날 정인양에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고 진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17일 오전 정인이 입양모 장모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입양부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정인양이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처음 입학할 당시만 해도 정인이는 쾌활하고 밝은 아이였다"며 "건강 문제도 없이 연령대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입학 이후 정인이의 얼굴과 팔 등에서 멍이나 긁힌 상처 등이 계속 발견됐다"며 "허벅지와 배에 크게 멍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정인양은 7월 말부터 약 두 달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다. 양모 장씨는 정인양이 어린이집에 오지 않는 이유를 묻는 증인에게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이라고 답변했다는 것.


A씨는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다시 나온 정인이는 몰라보게 변해있었다"며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위어 있었고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다리도 심하게 떨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건강이 염려돼 병원에 데려갔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학대 신고를 했다"며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인이는 가정에서 분리 조치 되지 않았고, 오히려 말도 없이 병원에게 데려갔다며 양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망 전날인 2020년 10월 12일 어린이집 CCTV에 담긴 정인양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쇠해 교사의 품에 안겨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A씨는 "그날 정인이는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좋아하는 과자나 장난감을 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이의 몸은 말랐는데 유독 배만 볼록 나와 있었고, 머리에는 빨간 멍이 든 상처가 있었다"며 "이유식을 줘도 전혀 먹지 못하고 전부 뱉어냈다"고 진술했다.


박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