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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변화 절실한 GS…신사업 어떻게 가고 있나

③변화 절실한 GS…신사업 어떻게 가고 있나

기사승인 2021. 03.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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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회장 "새 비즈니스 찾아라"
계열사 CEO들에 미래 경쟁력 주문
'칼텍스·건설·유통' 중심 재편 시동
혁신성장 시도 속 이윤창출 역부족
"기존사업 연계 넘어 사업확장 필수"
GS 신사업
“새해에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 달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1월 초 GS 신년 모임에서 2021년 경영 계획을 직접 프레젠테이션 하며 계열사 CEO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GS그룹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GS그룹은 현재 GS칼텍스의 정유 사업에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대고 있다. 회장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와 함께 몰아닥친 정유업 한파를 맞이한 허 회장은 외생변수에 취약한 정유업 의존도를 줄여 줄 ‘제2의 캐시카우’ 확보 필요성을 절감했다.

GS그룹의 신사업은 GS칼텍스를 중심으로 한 화학사업 및 모빌리티 사업, GS건설을 중심으로 한 수처리·모듈러·데이터센터 사업,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후 전개될 온-오프라인 연계 유통 사업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뉠 수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GS의 미래를 먹여 살릴 신규 먹거리는 뚜렷하지 않다. 허 회장 취임 후 AI·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통해 미래형 주유소·스마트 편의점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혁신을 위한 시도일 뿐 기업의 이윤 창출에는 힘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오히려 GS건설이 인수합병(M&A)를 통해 키워온 GS이니마의 수처리 사업 등이 신사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GS그룹은 기존의 사업을 연계하는 소극적인 방식보다는 좀더 과감한 M&A와 빅딜을 통한 사업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GS그룹의 핵 ‘GS칼텍스’, ‘모빌리티 인프라 사업자’로 변신 도모

다른 정유기업들과 마찬가지로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정유업황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GS칼텍스는 작년 한 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9190억원, 순손실 77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장기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GS칼텍스의 신규 사업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GS칼텍스가 단기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은 2조7500억원을 투입한 전남 여수 올레핀 생산시설(MFC) 프로젝트의 성공이다. 올 상반기 말~하반기 초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레핀 사업 진출을 통해 정유와 방향족 사업 위주인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 변동성을 줄여 나가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인프라 서비스 공급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 ‘미래형 주유소’가 있다. GS칼텍스는 미래형 주유소를 위한 신규 브랜드 ‘에너지플러스’를 만드는 한편, 미 CES에 미래형 주유소 계획을 출품하기도 했다. 네이버·현대자동차그룹·LG화학 등과 협업도 추진한다. 차세대 친환경 모빌리티와 카셰어링 등 서비스를 적극 융합해 모빌리티 인프라 서비스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전기차, 수소차 운전자도 GS칼텍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GS칼텍스는 미국 쉐브론과의 합작사로 GS에너지가 50%, 쉐브론 홀딩스와 쉐브론 글로벌 에너지가 50% 지분을 갖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주유소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그외 신사업 분야에서는 모회사인 GS에너지 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을 도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사가 연어 양식을?’…창의적 시도에 성과도 내고 있는 ‘GS건설’

수처리 사업, 모듈러(레고주택) 사업, 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 데이터센터 사업, 부동산 자산운용 사업, 스마트 양식장 사업, 승강기 사업…. GS그룹 내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다채롭게 신사업을 추진 중인 계열사는 바로 GS건설이다. 건설업계에서도 신기술 관련 시장 진입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건설 수주를 바탕으로 한 단순 시공사업은 실적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신사업들은 이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인수 10년 만에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GS이니마의 수처리 사업이 있다. GS건설은 2011년 세계 10위권 담수 플랜트 업체인 스페인 이니마를 인수하며 해외 수처리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인수 직후엔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한때 매각을 고민하게 했던 이니마는 유럽·남미·북아프리카 등에서 사업 확장에 힘쓴 결과 이제는 공공 상하수도 분야에서 세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모듈러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모듈러란 공장에서 건설 구조물을 사전 제작한 후 공사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일명 ‘레고 주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폴란드 단우드·영국 엘리먼츠 등 미국·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인수, 모듈러 사업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20년은 GS건설이 다각도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한 한 해였다. 우선 건설업의 한계를 벗어나 2차전지 재활용 관련 신사업에 진출했다. 포항에 2022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2차전지에서 연간 4500톤의 니켈·코발트·리튬·망간 등 핵심 소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시설을 조성·운영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도 진행했다. GS건설은 단순한 데이터센터의 건립뿐만 아니라 임대·운영까지 염두에 두고 디벨로퍼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래형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연어 양식’에도 도전한다. GS이니마가 보유한 바이오 폐수 처리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청정양식 사업을 추진한다.

GS건설은 2020년부터 신사업 부문의 매출을 따로 분리해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가시적인 신사업 성과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GS건설의 지난해 신사업 매출은 611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은 앞으로도 신사업 분야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사업의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축적된 사업 인수 및 운영 경험을 활용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영자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1위와 홈쇼핑 1위의 만남, 합병 시너지는?

GS그룹의 올해 가장 굵직한 이슈는 바로 GS홈쇼핑과 GS리테일 간 합병이다. 편의점 1위 기업과 홈쇼핑 1위 기업 간 결합으로 초대형 온·오프 통합 유통공룡의 탄생을 알렸다. 양사 주주총회 등을 거쳐 7월1일 출범하게 된다. 통합법인은 자산 9조원, 매출(취급액)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합병으로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강점을 합쳐 물류망과 판매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GS그룹의 전략이다.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강자들의 취약점을 파고들 계획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디지털 유통기술도 접목한다.

다만 합병 시너지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GS그룹은 통합 전 양사 기대치 합보다 10%를 합병 시너지를 통해 더 거둬,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모바일 채널 통합에 집중해 그간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을 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소비자 경험 추진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경쟁사들도 양사 간 결합이 단순한 흡수합병에 그칠지 아니면 신사업 플랫폼으로서 환골탈태가 가능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합병 발표 직후부터 양사가 시너지TF를 만들어 꾸준히 소통하며 결합을 준비 중”이라며 “양 사의 인프라 결합으로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물류 측면에서는 B2B와 B2C를 결합한 풀필먼트 사업 추진, 해외 비즈니스 고도화와 신사업 확대를 추구하는 등 시너지 내기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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