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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출신이 만든 동남아 1위 어플 ‘그랩’, 44조원 규모 나스닥 상장

하버드 출신이 만든 동남아 1위 어플 ‘그랩’, 44조원 규모 나스닥 상장

기사승인 2021. 04. 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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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9년 만에 나스닥 상장
SPAC 합병 규모로는 세계 최대
네이버·SK·현대차 등 한국 기업 수혜
그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오토바이를 탄 그랩바이크 운전자의 모습. /제공=AP연합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통하는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 ‘그랩’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 하버드 출신 사업가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동남아를 휩쓴 그랩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합병을 이끌어냈다.

13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랩은 미국 스팩 ‘알티미터 그로스’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할 예정이다. 3분기 중 상장이 이뤄질 합병 회사의 기업 가치는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10월 기준 기업 가치(150억달러) 대비 1년 반 만에 2.6배나 급등했다.

스팩 상장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약 17조 896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그랩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인 안토니 탄에 의해 2012년 설립됐다. 처음 출발은 택시 앱이다. 탄은 ‘발로 뛴’ 성공신화로 유명하다. 사업 초기 공항·호텔·주유소 등을 돌면서 직접 택시 기사를 모집했다. 신용카드를 가진 사람이 드문 동남아 환경을 간파하고 신용카드와 함께 현금결제시스템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해 6년 만인 2018년에는 세계 1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동남아 지역 사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그랩은 동남아 8개국에서 2억14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되면서 동남아 모빌리티 분야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랩 공동 창업자인 탄 후이 링은 미국 상장 이유에 대해 “글로벌 유동성 기반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CNN을 통해 밝혔다. 알티미터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래드 게스트너는 “동남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국 중 하나이며 인구는 미국의 약 두 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상장은 앞서 그랩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호재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는 2018년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그랩에 약 1700억원 투자했다. SK그룹은 SK㈜ 주도로 2018년 약 2500억원, 이밖에 현대·기아차(약 3120억원)와 스틱인베스트먼트(약 2245억원) 등도 거액을 투자했다.

다만 그랩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음식 배달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순 매출이 70%나 급증했음에도 적자(약 8억달러·약 9000억원)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적자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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