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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내 효자’ 은행계 증권사들, 누가 제일 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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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21. 04. 26. 06:00

주식 위탁매매·IB 부문서 수익
KB증권, 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
윤종규, 박정림 '재신임' 효과내
'성장세' 신한, 그룹 지원 필요
하나, 증권에 5000억 유증 힘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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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업부문이 잘했다’고 하나만 꼽기가 힘들 만큼 모든 부분이 다 좋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1분기부터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둬 효자 계열사로 거듭났다.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자산관리(WM)·기업금융(IB)·자본시장 등 전 사업부문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증시 호황을 맞아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브로커리지와 IB 관련 수익 성장으로 호실적을 냈다. 다만 KB증권의 순익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금융지주 내에서 증권사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리딩뱅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KB증권이 올 1분기 당기순이익 2897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반등을 이끌었다. 작년 1분기 나란히 당기순이익 467억원을 거뒀던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올 1분기는 각각 1681억원과 1368억원의 순익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 260%와 193%를 보였다.

특히 KB증권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을 내며 전년 1분기 적자(당기순손실 208억원)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특히,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로 중징계를 받게 됐음에도 자신을 재신임했던 윤종규 회장의 선택에 실적으로 화답한 셈이 됐다. 박 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WM·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의 분야가 호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WM부문은 개인고객 증가 추세에 맞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해외주식 영업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WM부문의 온라인 고객 자산이 24조원을 넘어섰다. 고객 수와 자산규모 모두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는 전년 1분기 981억원에서 올 1분기 2022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자기자본을 투자해 수익을 내는 S&T 부문도 작년 1분기엔 1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ELS 자체헤지 손익 등이 안정화되며 흑자 전환했다.

또다른 각자대표인 김성현 사장이 맡고 있는 IB부문도 시장 지위를 강화했다. KB증권이 늘상 강했던 채권자본시장(DCM)뿐만 아니라,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등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굵직한 딜을 따내며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한 811억원의 IB수수료를 거뒀다. 이에 작년 1분기 그룹 순익을 깎아먹는 ‘불효자 노릇’을 했던 KB증권은 올 1분기 그룹 전체 순익의 17.4%를 담당하는 ‘효자’로 거듭났다.

신한금투 역시 1분기 위탁수수료 수익이 작년 1분기 840억원에서 올해 1616억원으로 92.4% 늘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자기매매(PI) 수익도 전년비 194.9% 증가한 1385억원을 나타냈다. IB 딜 참여가 늘어나면서 IB 수수료도 3670억원으로 1년새 17% 증가했다. 이에 전년 동기 대비 260% 순익이 늘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KB증권의 1분기 순익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투에 대한 보다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그룹사 순익에서 신한금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4%에서 올해는 13%로 대폭 늘었다. 그룹 내 비은행 자회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신한카드와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갈수록 금융지주 간 리딩뱅크 싸움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향후 승기를 잡으려면 신한금투에 대한 조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하나금융투자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결정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나금투는 1분기 1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1분기 7.1%에서 올해는 16.4%까지 늘었다. 이처럼 그룹 내 증권사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은 그룹 차원의 자본 지원을 통해 IB 등 하나금투가 기존에 갖고 있던 강점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난데다, 지난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던 IB 부문도 다시 살아나면서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가 지주 내 비은행 비중 강화로 연결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 간 실적 경쟁에 증권사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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