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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파킨슨병 발병 상관관계 규명…환경정책 전환 계기 될까

대기오염 파킨슨병 발병 상관관계 규명…환경정책 전환 계기 될까

기사승인 2021. 05. 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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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주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이산화질소(NO2) 노출 많으면 발병율 41% 높아
파킨슨병 발병원인 명확치 않아 평생 약물 복용하면서 관리하면 건강유지 가능
파킨슨병은 뇌속 중뇌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 등 다양한 신경세포들이 사멸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이다. 정확한 발병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살충제·제초제·금속·기타 독성 물질 등 환경적 요인도 파킨슨병의 중요한 유발 인자로 제시돼 왔다. 고령일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며 국내에는 12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다. 완치법이 없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적절한 약물 치료·꾸준한 운동·섬세한 영양관리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발현된다. 안정시 떨림, 서동, 경직, 보행장에, 자세불안정 등은 대표적인 운동증상이다. 글씨가 작아지는 현상이나 얼굴 표정이 없어지거나 걸을 때 한 쪽 팔을 덜 흔들거나 한 쪽 발을 끄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운동 증상으로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환시, 망상, 우울, 불안, 충동조절장애, 성격변화, 소변장애, 변비, 통증, 렘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 증상보다 비운동 증상 때문에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 파킨슨병 환자가 렘 수면 장애가 심할 경우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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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의 뇌 핵의학 영상(도파민 분비 부위 활성) /자료=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 환자는 일반인 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6배 높다. 치매 질환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임상 증상의 치매가 온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주로 전두엽 기능저하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와 시공간인지능력 저하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기억력 감소도 흔하다. 정 교수는 “평생 치매가 발생하지 않는 환자들도 많기 때문에 파킨슨병에 걸렸다고 미리 치매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평소 두뇌 활동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약물은 평생 약물 효과가 있다. 약물 복용 후 5년이 경과하면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약효소진이나 운동동요,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적절한 약물처방을 통해 제어가 가능하다. 뇌심부자극수술을 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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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의 뇌 핵의학 영상(도파민 분비 부위 퇴화) /자료=서울아산병원
최근 대기오염과 파킨슨병 발생의 연관성이 확인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정 교수 연구팀이 국내 첫 대규모 코호트 추적연구를 통해 이산화질소(NO2) 노출이 많은 상위 25% 성인에게서 파킨슨병 위험 41%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산화질소(NO2)는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자동차나 화력 발전소 등에서 연료를 연소시킬 때 배출된다. 연구결과 이산화질소(NO2)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25% 성인의 경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적은 하위 25% 성인보다 41% 높았다.

[사진1]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
정선주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질소(NO2)가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코로 흡입된 이산화질소(NO2)가 코 속 후각신경에 독성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킨슨병의 비운동 증상인 후각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이다. 또 체내로 유입된 이산화질소(NO2)가 염증인자인 인터루킨-1베타(IL-1beta), 인터루킨-6(IL-6), 인터루킨-8(IL-8), 종양괴사인자-알파(TNF-alpha) 등을 증가시키고 뇌염증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뇌로 전달된 이산화질소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꼽았다.

정 교수는 “이산화질소(NO2)에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국내 인구를 기반으로 이산화질소와 파킨슨병 발생의 연관성이 처음 확인된 만큼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환경 정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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