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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어찌하오리까”…IPO 앞둔 현대카드의 고민

[취재후일담] “어찌하오리까”…IPO 앞둔 현대카드의 고민

기사승인 2021. 08.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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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부회장
현대카드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야 합니다. 2019년 IPO를 추진하다 중단했을 당시 정태형 부회장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2021년 다시 도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카드업계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기업가치를 높여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현대카드의 IPO 추진은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카드업계 상황은 2019년 당시보다 더 안좋아졌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또다시 인하로 가닥이 잡히고 있고, 지난달부터 법정최고금리도 24%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카드론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카드업계의 호실적은 비용을 줄이면서 만든 불황형 흑자이기에 시장에서 바라보는 카드업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대카드가 피어그룹(비교그룹)으로 생각하는 삼성카드가 계속해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상장된 회사인데요, 현재 삼성카드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3만5000원으로 2007년 상장 당시의 공모가인 4만8000원에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삼성카드의 저평가는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납니다. 금융업에서 통상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쓰이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 1분기 기준 0.52로 현대카드가 IPO를 추진하던 2019년 말 0.60보다 0.08이 더 떨어졌습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1 이하는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통용됩니다.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로 계산되는 적정주가를 계산해봐도 1분기 기준으로 삼성카드는 7만원대의 주가를 기록해야 하지만 오랫동안 3만원 중반대에 갇혀 있습니다.

시장점유율이나 순익 규모, 자본총계 등 삼성카드에 못 미치는 현대카드가 시장에서 삼성카드를 뛰어넘어 고평가를 받기는 힘든 구조입니다. 아무리 PLCC카드로 업계를 선도하고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간다고 해도 말이지요.

1분기 기준 자본총계 3조3862억원의 현대카드의 예상 시가총액을 삼성카드의 PBR과 할인율(30%)을 적용해보면 1조3000억원 안팎입니다.

현대카드의 IPO 추진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 목적이 큰 만큼 적정 수익률을 고려한다면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은 나와야 합니다. 현재 현대카드의 FI의 지분은 23.99%입니다. 2017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GE가 보유한 현대카드의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4년 안에 기업공개를 약속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현대카드의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가 보유주식을 되사는 풋옵션 조항을 걸었습니다.

자금력 있는 현대자동차가 든든히 버티고 있어 교보생명과 같은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겠지만 가장 최선의 방법은 IPO의 성공적 추진입니다.

IPO의 기한이 재깍재깍 다가오면서 정태영 부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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