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방호복 화투’ 사진 속 의료진 찾았다…“할머니 기운 내시라고”

‘방호복 화투’ 사진 속 의료진 찾았다…“할머니 기운 내시라고”

기사승인 2021. 08. 03. 21:3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dml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90대 할머니과 화투를 활용한 그림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방호복을 입고 병실에 격리된 할머니와 화투 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사진 속 의료진은 삼육서울병원 7년차 간호사 이수련씨(29)로 밝혀졌다.

3일 대한간호협회(간협)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올해 간협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 출품작으로,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서 촬영됐다.

사진 속 박모(93)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해 8월 1일 서울 삼육서울병원 음악병상에 입원했다.

당시 중등도 치매 환자였던 할머니가 다른 입원 환자들과 달리 격리생활에 힘들어하자, 재활치료 경험이 있던 한 간호사는 화투를 이용한 꽃 그림 맞추기와 색연필로 색칠하는 그림 치료를 제안했다.

이수련씨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지 않느냐”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이 같은 노력으로 할머니는 중등도에서 경증으로 상태가 호전되면서 보름 만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저도 감염될까 두려운 일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들을 안심하게 배려하고 잘 치료받고 퇴원하시도록 돌봐주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 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격리된 요양 병원에서 할머니와 화투를 치는 의료진. 외로운 할머니를 위한 의료진의 작은 노력과 배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확산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전신 방호복에 마스크, 고글, 장갑 등을 착용한 의료진과 화투패를 고르는 백발 할머니의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방호복까지 입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의료진이 마음까지 치료해주는 것 같다” “감동적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또 해당 사진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유되며 “전인간호”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방호복을 입고 꼿꼿하게 허리를 세운 채 고요히 할머니를 응시하는 의료진의 모습에 경외심을 느낀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