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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천하 깨질까? 투잡에 혼전 동거도 자유화한 UAE 민간 일자리 혜택

공무원 천하 깨질까? 투잡에 혼전 동거도 자유화한 UAE 민간 일자리 혜택

기사승인 2021. 09. 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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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제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이 청와대에서 열린 협정 및 MOU 서명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못지않게 공무원 선호 현상이 뚜렷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통 큰 베팅으로 경제 체질개선에 나섰다.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야 경제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 UAE는 막대한 돈을 다양한 인센티브(혜택)에 쏟아 붓기로 했다.

UAE 정부는 자국 내 민간 기업들이 5년 안에 인력의 10%를 UAE 국민으로 충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안을 공개했다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밝혔다. 당국은 첫해 2%를 시작으로 5년간 10%를 채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UAE는 5년간 국민들이 7만5000개의 민간 일자리에 참여하도록 240억다르함(약 65억3000만달러·7조6512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른바 미래형 수소경제와 동떨어져 아직도 석유 수출 등 석유·화석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바꾸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게 되려면 국민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우선 과제는 ‘최고일자리=공무원’이라는 등식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UAE 국민들의 공무원 및 국영기업 선호 현상은 유명하다. 밑바탕에는 일단 공무원만 되면 뒤따르는 어마어마한 복지혜택이 있다.

막강한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UAE는 기본적으로 세계 최강급의 복지천국이다. 결혼하면 약 2000만원이 수당으로 지급되고 결혼유지수당이란 이름으로 매월 90만원 가까운 돈이 정부에서 지원될 정도다. 공무원은 더하다. 급여 수준이 높고 아동수당 등 더 촘촘한 혜택을 받는다. 그래서 대졸자는 공무원이 되려고 민간 기업의 취업 제안을 거절하는 상황이다.

복지가 경제 다각화에 걸림돌이 되자 정부에서는 민간 일자리도 공무원만큼 괜찮다고 느끼게끔 급여 보충·교육 보조금·연금 보조금 및 민간 부문에서 일하는 국민들에 대한 아동수당 등을 내걸기로 했다. 민간 일자리도 공무원만큼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능력 있는 공무원들의 경우 장기 휴가를 내고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개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급여의 50%를 지원하는 조항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UAE 같은 걸프 지역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숙련되고 값싼 노동력을 외국인들에게 의존해왔다. 대신 국민들은 주로 정부 직종에 종사했다. 그러나 2014~2015년 유가 충격 이후 태세가 전환됐다.

뿐만 아니다. 경제 다각화를 위한 또 하나의 축인 인재 유치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 및 숙련 근로자 맞춤형 조치도 내놓았다. 결혼 전 동거에 관한 법률, 술, 개인 지위법을 자유화하는 내용 등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무역 및 비즈니스 중심지로 걸프만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개혁안”이라며 “UAE는 9년간 1500억달러(약 176조1600억원)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외국 숙련 노동자를 데려오기 위해 보다 유연한 비자 카테고리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텔리머의 주식전략 책임자인 하스테인 말릭은 “외국인들이 UAE로 이주해 오랫동안 머물도록 장려하고 균형을 이루는 정책은 항상 어려운 일”이라며 “외국 기업들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오히려 UAE 자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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