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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발언’에 ‘송구’ 표했지만…

윤석열, ‘전두환 발언’에 ‘송구’ 표했지만…

기사승인 2021. 10.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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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표명 이어 "전두환 정권에 고통당한 분들께 송구"
“尹, 실언 아닌 소신 발언이라 사과 않는 것” 분석
이준석, 여순사건 위령비·위령탑 참배…尹발언 수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파문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을 일으킨 발언에 대한 뚜렷한 사과 표현을 안 한데다가 기존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뭐라고 얘기를 하고 어떤 의도로 얘기를 했든지 그 말이 국민들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있으면, 그 비판은 수용하는 게 맞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그렇게 말씀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과 함께 사과 요구를 받아왔다. 그러자 그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이날 해명도 전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본받아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한 채 전달의 미숙함으로 인해 비판받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감 표명에도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자 그는 이날 오후 SNS를 통해 “무엇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한 발 더 물러섰다. 그는 또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고,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캠프 내 많은 사람들이 윤 전 총장에게 조언했다”며 “(입장 표명 수준에) 섭섭한 분들도 있겠지만, 윤 전 총장의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잦은 설화에 대해 그의 인식이 일반 국민과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가 사과하지 않는 이유도 ‘실언’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은) 실언이 아닌 인식의 문제”라며 “윤 전 총장이 평생 몸 담아온 검찰조직과 군조직이 닮아 있어 사고방식이 (전 전 대통령의 통치술과) 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실언이라면 사과할 수 있지만, ‘소신’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라며 “반복되는 망언에 사과하다 보면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묵념하는 이준석 대표<YONHAP NO-181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부터 서진(西進) 정책을 이어오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비상이 걸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여수에 있는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와 순천에 있는 여순사건 위령탑을 참배했다. 이 대표의 이날 일정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여수·순천 일정에 대해 “윤 전 총장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호남인들을 당 차원에서 위로하기 위해서”라며 “당 대선 후보(윤 전 총장) 발언이 당 기조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당은 지역갈등을 극복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서진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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