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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막문화’의 세계화

[아투 유머펀치] ‘막문화’의 세계화

기사승인 2021. 11. 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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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인도에서 코끼리 다루기 국제 경연이 열렸다. 내로라하는 코끼리 조련사와 동물 사육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과제에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것은 거대한 몸집을 가진 수코끼리가 네 발을 모두 들고 펄쩍 뛰게 하는 것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이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허름한 작업복을 입은 한국 선수가 양손에 막벽돌 한 장씩을 들고 코끼리 뒷다리 쪽으로 다가섰다. 그가 막벽돌로 수코끼리의 가장 중요한 부위를 툭 건드리자 코끼리가 깜짝 놀라며 땅바닥에서 펄쩍 뛰어오른 것이었다. 다음 과제는 코끼리가 고개를 좌우로 막 흔들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모든 참가 조련사와 사육사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평범한 참가 선수가 간단하게 해결해버렸다. 막벽돌을 들어 보이며 “한 번 더 할까?”라고 묻자 코끼리가 고개를 좌우로 절래절래 흔들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법은 바로 일상의 실용성에 있었던 것이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헝가리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한국에서는 집집마다 몬드리안급 예술작품을 밥상보로 쓰고 살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형형색색 조각보에는 서로 보듬고 어울려 살아가는 포용과 조화의 정신이 담겼다”고 했다. 헝가리 한국문화원 조각보 강좌에 참여한 헝가리인들에게 한 말이다. 그렇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우리 할머니들의 바느질에는 가족을 위한 정성과 조각보조차 아끼는 실용정신이 배어 있었다. 이 뿐만 아니다. 일상의 손놀림 그 자체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예술행위였다.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여자 골프선수가 많은 것 또한 숱한 고난의 역사와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감내해온 한국적인 모성 유전인자와 바느질을 통해 승화된 섬세한 예술성이 골프의 감정조절과 숏게임의 경쟁력으로 발현된 건 아닐까.

한국의 대표 지성(知性)인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한류(韓流)에 이어 다음 100년 문화의 힘은 막사발과 막춤 같은 우리 고유의 ‘막문화’에서 생명력과 독창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면 조선시대 막사발이 일본에 가서 국보가 되었고, 싸이와 BTS의 막춤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막걸리도 좋고 막국수도 좋다. 다만 ‘막문화’의 세계화를 해치는 것은 정치인의 막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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