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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어려울수록 미래”…과감한 투자로 K-반도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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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1. 11. 10. 18:10

반도체 대격변의 시기, 생존전략
삼성전자, 3년간 150조 투입 전망
D램·낸드 메모리부문 초격차 주도
글로벌 파운드리 공장·M&A 속도
혁신제품 개발 집중 등 중장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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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다. 대격변을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장기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5월 13일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 발언)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세계 각국의 패권 다툼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수십조 단위의 투자 계획을 연일 쏟아내며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1, 2위라는 굳건한 입지를 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역시 경쟁사들의 추격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강자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한 과감한 투자로 ‘초격차’를 벌려 나가는가 하면, 아직 개척 여지가 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등에 전폭적인 힘을 실으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 8월 발표한 3년간 240조원 신규 투자 계획에는 150조원가량의 반도체 투자 방안이 포함됐다.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 삼성이 영위하는 사업이 많지만 이 중 미래 전망이 가장 밝은 반도체 사업에 그룹 투자액의 60%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삼성의 미래사업 투자는 날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240조원의 투자계획은 2018년에 내놓은 180조원 투자 계획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도 파운드리 투자액을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에 38조원을 추가한 총 171조원을 투입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40조원의 포괄적인 그룹 투자 금액에는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향후 3년간 유의미한 M&A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출소하며 경영에 복귀한 만큼 관련 의사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세계 1위인 TSMC와 35% 가까이 점유율 격차가 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 증설, M&A 등을 비롯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TSMC는 지난 4월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5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종합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다투는 인텔은 올해 초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는가 하면 최근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타진하며 파운드리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DDR5과 HBM(High Bandwidth Memory) 같은 차세대 프리미엄 D램 등 혁신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하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며 절대 우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D램 가격 급락 등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인 시장 변화보다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50조원가량이 투입되는 경기도 평택 3라인(P3)은 내년부터는 장비가 반입되고, 각종 테스트를 거친 뒤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투자에 활발하게 나서며 미래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양 날개를 더욱 힘차게 펼치기 위한 거침없는 M&A 행보가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약 10조3000억원(9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주요국 규제당국의 독점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키파운드리를 5758억원에 인수했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가 마무리 되면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5위에서 2위로 도약하게 된다. 파운드리의 경우 키파운드리 인수로 생산능력이 2배로 확대된다.

수백조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도 계획돼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5월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이천과 청주 공장에 110조원을 투자하고, 오는 2035년까지 용인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해 총 23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사의 생산시설 확충뿐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230조원대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초에는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4조7549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 투자로 SK하이닉스는 최근 슈퍼컴퓨터 등 최첨단 기술에 활용되는 HBM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투자가 멈추면 도태되는 반도체 산업의 생리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메모리 반도체는 투자를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속 투자를 해야 한다”며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현재 제조시설이 부족해 반도체 품귀현상이 생기고 있어, 투자 전쟁이 벌어진 상황이다. 지금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뒤로 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악화됐을 때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기업 역시 경쟁력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시기이고 지금의 경쟁력은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라며 “현재 D램 시장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보수적으로 한다면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 살아남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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