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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줄인 ‘TBS 예산’ 시의회가 늘려놔…어디에 쓰일까(?)

오세훈 시장이 줄인 ‘TBS 예산’ 시의회가 늘려놔…어디에 쓰일까(?)

기사승인 2021. 12. 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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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각 상임위 예비심사 결과, 3일 예결산특별위원회 회부
서울시청
TBS의 내년도 출연금을 놓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아시아투데이DB
교통방송(TBS)의 내년도 예산안이 증액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 독립성 확보를 위한 재정자립, 공영방송 KBS의 정부 출연금 의존도 등을 기준으로 조정된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장악한 시의회는 오히려 136억원을 증액하며 ‘힘의 우위’를 과시했다.

2일 서울시·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을 136억원 증액한 389억원으로 편성한 안을 지난달 30일 가결했다. 시의회 상임위원회(상임위) 예비심사 결과는 3일 예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 회부되고, 예결위는 상임위 예비심사 결과를 토대로 예산안을 조정해 오는 16일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문체위의 예비 심사안이 확정되면 내년 출연금은 올해보다 14억원이 늘어난다.

지난 1990년 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독립재단으로 시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TBS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본업인 교통정보방송 보다는 방송인 김어준씨를 앞세운 시사프로그램을 통한 ‘친여 편파방송’ 시비와 김씨의 과도한 출연료 논란에 휩싸여 왔다.

시 관계자는 “시의 TBS 출연금은 세부예산항목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TBS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TBS 독립성 등을 감안해 시도 출연금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보니, 이같은 ‘깜깜이’ 구조가 김씨에 대한 고액출연료 지급을 가능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TBS 정상화’를 약속했던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TBS 출연금 규모를 올해 375억원에서 123억원 줄인 252억원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TBS는 독립 언론으로, 의무와 책임도 함께 독립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재정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라며 “경영합리화 촉구 차원이지 편파적인 이유로 삭감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앞선 시정질문 답변에서도 “시청률 0.052%인 TBS TV의 유지 필요성을 고민해야 한다”며 “경영합리화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유능한 사장이라면 사람들이 거의 보질 않는 TV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TBS의 재정자립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 시장은 “최근 5년간 시 산하 투자 출연기관 중 일부 재단을 제외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관의 평균 재정자립률이 33∼53%인데, TBS는 지난 2년간 20.4%에 불과했다”며 “이 정도 되면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TBS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는 오 시장과 시의 설명에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를 외면했다. 문체위 소속 경만선 시의원은 “389억원은 시가 지난 8월 시의회에 출연 동의안을 제출했을 때 제시했던 금액”이라며 “출연에 동의했던 금액대로 예산을 복원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타 출연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공영방송인 KBS를 표준으로 삼았다”며 “KBS의 정부 재정의존도는 평균 50% 수준으로, 지난해 TBS 전체 예산 505억원의 50%인 252억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는 예상됐지만, 시의회가 TBS 출연금을 원상복구를 넘어 사실상 증액하는 강수를 두면서 양측간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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