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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비대면거래 확대, 점포감소 지속…비용효과는 ‘글쎄’

증권업계 비대면거래 확대, 점포감소 지속…비용효과는 ‘글쎄’

기사승인 2021. 12. 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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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영업점포 1년 새 4% 감소
인력 규모는 그대로…적체 우려도
수정
#A씨(53)는 최근 공모주 청약을 위해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했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진행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해당 증권사의 계좌가 없었던 J씨에게 점포 직원은 휴대전화로 가입해야 더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친절하게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를 안내했다. 지점에서조차 손님을 직접 상대하기보다 비대면 영업에 익숙해진 증권사 풍경을 직접 체험한 A씨였다.

증권사의 몸집 줄이기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 점포 수가 1000개 아래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도 점포 통폐합 등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비대면 거래를 늘리며 점포 효율화에 나서고 있지만 마름모꼴 인력구조 탓에 비용 절감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점포 수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947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1년 만에 약 40곳이 사라졌다. 5년 전만 해도 점포 수는 1200개를 넘었었다.

가장 점포가 많은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이 회사는 3분기 말 기준 108개로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줄어든 곳도 11곳으로 가장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84개에서 79개로, NH투자증권도 80개에서 76개로 줄었다.

대형 증권사들은 지점을 한데 모아 대형 점포로 만드는 거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주로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해당 고객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같은 금융그룹 내 은행 계열사가 있는 경우 은행과 증권이 결합된 복합점포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은행과 결합한 PWM센터, PWM라운지 등을 통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고 KB증권도 KB국민은행과 복합점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 KB증권은 기존 김포지점을 KB국민은행 김포종합금융센터와 복합점포로 이전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제주지점, 지난해 서울 구로·상계·동교동지점 등도 은행과 복합점포를 만들었다.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WM 특화점포도 신설하는 추세다.

증권 비대면 거래 확대도 조직 효율화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의 전체 계좌 가운데 비대면 계좌의 비중은 2016년 말 1.5%에서 2019년 6월 말 14.0%까지 증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계좌 개설은 80%를 넘길 정도로 급증했다.

증권업의 디지털화, 비대면화가 빨라지면서 영업점 축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점포 효율화에도 비용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보인다. 지난 5년 간 인력 규모는 비슷한 수준에서 지속돼 왔다. 상반기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곤 최근 외부에 알려질 만큼의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아 증권사 내 인사 적체도 이어지고 있다. 호실적도 이어가고 있어 인력 감축보다는 디지털 인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력 수요가 줄면서 신규 채용은 필요할 때만 하고 대규모 퇴직도 없어 허리급 연차의 직원이 많다”며 “상당수 증권사들이 유휴인력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고 특히 중소형사일수록 인사적체가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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