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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왕훙 경제 발본색원 中, 업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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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1. 12. 22. 21:12

탈세의 온상으로 무려 시장 규모만 375조 원
중국 당국이 최근 국정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공동부유의 실현을 위해 2021년 기준 약 2조 위안(元·374조 원)에 이른 비정상적 왕훙(網紅·인터넷 스타) 경제를 발복색원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수의 왕훙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전자상거래 업계는 그야말로 공포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지난 20일 탈세 혐의로 무려 13억4100만 위안(元·2500억 원)의 추징금과 벌금을 부과받는 횡액을 당한 황웨이(黃薇·36) 같은 케이스도 빈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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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최고 왕훙 황웨이. 탈세로 엄청난 추징금과 벌금을 부과받고 업계에서 퇴출됐다./제공=타오바오 방송 화면 캡처.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14억 중국인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견적으로는 중진국 문턱에는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해 5월 말 주장한 사실만 참고해도 월 1000 위안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무려 6억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진국 운운이 진짜 무색하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지니계수가 최근 0.47(빈부격차를 나타내주는 지수. 1로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기록한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보인다.

이 상황에서 일부 왕훙들 주변에서는 완전히 별세계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법적으로도 꽤나 문제가 있는 왕훙들이 타오바오(淘寶)를 필두로 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실시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통해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탈세를 관행으로 여기면서 부정을 자행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히 당국에서 이 사실을 몰랐을 까닭이 없다. 그동안 관련 산업과 전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 과감하게 손을 대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갈수록 방자해지는 일부 왕훙들의 행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더구나 공동부유를 국정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현실에서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될 일이었다. 급기야 최근 세무 당국을 동원, 잇따라 칼을 휘둘렀다.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왕훙이 바로 예명이 웨이야인 황웨이였다. 엄청난 거액을 토해내고서도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데다 업계에서 퇴출되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로 볼때 앞으로 칼을 맞을 왕훙들은 더 나올 수밖에 없다. 아니 조금 심하게 말할 경우 걸면 다 걸릴 수 있는 만큼 이름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이들은 사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황웨이의 사태가 끝이 아니다”라는 식의 주장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공동부유로 가는 길을 다지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는 교각살우(矯角殺牛·뿔을 교정하려다 소를 죽임)의 아슬아슬한 위험도 무릅쓰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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