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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전 녹색에너지 포함 초안 발표…국내 원전 업계 ‘기대’ vs ‘비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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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승인 : 2022. 01. 03. 16:45

찬성 측 "EU택소노미 환영"…K택소노미 원전 포함 기대감
원전 반대 측 "아직 초안일 뿐…된다해도 풍력·태양광 투자가 더 효과적"
독일 의견에 EU 초안 수정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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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한울 원전 전경/제공=한국수력원자력
유럽연합(EU)이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 초안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키면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도 원전을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EU가 택소노미 초안을 공개하자 원전업계와 학계는 EU의 결정이 K택소노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정동욱 한국원자력협회장은 “한국이 세계적인 동향과 달리 가면 불리하다”며 “EU가 택소노미 초안에 원전을 포함시킨 만큼 차기 정부가 K택소노미에 대해 재검토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한국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EU보다 더 빨리 결정한 감이 있다”면서 “주류에 편승해야 해외 수출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EU택소노미가 초안대로 진행된다면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자금 유치가 지금보다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한수원은 원자력 발전은 환경보전에 유리한 ‘초(超)저탄소’ 에너지원이라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당시 한수원은 향후 원전 기술 발전과 해외 수출을 고려했을 때 효율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서라도 K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이번 EU 행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EU의 결정에 따라 한국 정부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K택소노미 최종안에 원자력을 제외시킨 환경부에서도 EU택소노미 초안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EU가 이번에 내놓은 것은 초안”이라면서 “확정될 시 원전이 포함된 이유 등을 살펴보고 국내 사정을 고려해 녹색분류체계 개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환경부는 이번에 발표한 K택소노미를 1년간 시범 운영한 뒤 한 차례 개정하고, 다시 2~3년 운영한 뒤 재차 개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EU의 원전 포함 여부는 아직 최종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EU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이 된다면 매우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익중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전세계가 당장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는데 재생에너지가 그만큼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니 원전을 택소노미에 넣으려는 것 같다”며 “하지만 원전은 결코 화력을 줄이는 데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전을 짓는 기간이 최대 10~20년이 걸리는 만큼 그동안 석탄화력을 더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 전 위원은 “차라리 원전을 지을 돈으로 태양광과 풍력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또한 EU택소노미 초안 유지 여부도 관건이다. EU내 영향력이 가장 큰 독일의 입김에 따라 초안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오스트리아 등 일부 EU 회원국은 EU 집행위원회가 천연가스와 원저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택소노미 초안을 회원국에 보내자 반발했다. 초안은 27개 회원국과 전문가 패널의 면밀한 검토 후 이달 중 최종안으로 발표될 예정이며, EU 회원국과 의회가 다수결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EU는 독일을 중심으로 구성이 돼 있다”면서 “2023년까지 탈원전 완료를 앞둔 독일의 발언에 따라 초안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택소노미는 어떤 경제활동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를 하고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지 보는 분류체계다. 녹색금융의 ‘투자 기준’인 택소노미를 근거로 산업계와 금융기관은 투자 의사를 결정한다.
최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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