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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美 공략 불 붙는다… 전기차 ‘앨라배마’ 현지 생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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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2. 01. 11. 18:03

자동화시스템으로 생산성 세계 2위
유연성·가격 경쟁력 확보 기대감 업
현지 생산 세제 인센티브 등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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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 결단이 임박했다는 평가 속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이 핵심 거점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전세계 자동차공장 통틀어 두번째로 높은 생산 효율성, 라인 증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급성장 중인 현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강력한 자국산업보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의 미국내 전기차 생산을 더 미뤄선 안된다는 시각이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만기 협회장은 지난 7일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해 김의성 법인장 등 현대차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각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국내 완성차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역시 정 회장이 물꼬를 튼 바 있다.

정 회장이 방문한 앨라배마 공장은 높은 자동화 시스템과 노동유연성으로 차 한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 불과 24.02시간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 중 생산성 평가 2위, 북미 1위다. 자동차공장 생산성을 평가한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에 따르면 1위는 PSA 소초공장(21.93시간), 3위는 GM 페어팍스(28.71시간)다.

공장을 방문한 정만기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스마트공장, 전기동력차, 자율주행차 도입 확산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시장변화에 대한 유연생산”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차종별 생산량 조정은 노조와 협상 하는 것이 일반화 돼 있어 반도체 수급 등 시장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노동유연성 최고 수준인 미국 현지 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사용해 초기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의성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법인장도 “앨라배마 공장은 신규 투자시점에 미국 정부가 무상에 가까운 토지 제공,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추가투자 시에도 주정부에서 세금 면제나 감면은 물론 기업운영 단계에서도 취업자 선발 및 직업훈련까지 직접 담당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장의 생산효율성이 아니더라도, 심화하는 미국의 자국산업보호 기조에 맞추지 않으면 현지 자동차 판매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이 북남미 대륙에서 전체 부품을 70% 이상 조달하는 차에만 관세를 면제하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면서 “전기차는 배터리만 해도 전체 생산원가의 30%에 가까운데 국내 LG·SK배터리를 장착해 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면 관세 폭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미국서 생산한 배터리를 국내로 들여와 장착해 다시 수출하는 건 말이 안되지 않느냐. 결국 미국의 로컬라이제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현지 생산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생산 거점으로는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을 지목했다. 이 교수는 “미국내 전기차 생산 거점은 앨라배마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다른 지역 공장을 새로 증설한다는 건 공장 운영과 인프라 비용이 두배로 발생한다는 의미이고, 연간 단일 차종으로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앨라배마 공장 내 증설이 아니라면 그만큼의 생산효율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현대차의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은 알라배마, 기아 조지아 공장 같은 기존 공장 라인 증설 유력하다”며 “공장을 새로 짓는데는 3년 정도 걸리는데, 라인 자체를 바꾸는 건 반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스크로는 강성 노조의 반발이 꼽힌다. 중요한 전기차 생산이 미국으로 넘어가면, 결국 인적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란 게 노조 우려다. 김 교수는 “현대차가 미국내 생산을 늘릴 때 이번에 집권한 강성 노조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진단했. 김 교수는 “일반 대중 브랜드는 미국 생산이 맞는 그림이지만, 고부가가치 ‘제네시스’는 생산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만들어 노조와의 타협점을 찾는 것도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실제로 토요타도 렉서스만큼은 일본 현지에서만 생산하고 있지 않느냐. 국내 생산지역과 관련 산업에 대한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높은 인센티브를 무기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48만9118대를 판매해 일본 혼다를 제치고 35년 만에 점유율 5위에 등극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CES 2022에서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구체적 계획은 수립 중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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