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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구조조정 ‘무풍지대’ 증권가에 부는 희망퇴직 붐

[취재후일담] 구조조정 ‘무풍지대’ 증권가에 부는 희망퇴직 붐

기사승인 2022. 01. 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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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그동안 금융권의 인력 구조조정 바람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증권가에도 희망퇴직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불황 칼바람’이 아닌 만큼 일부 직원들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직원들의 요청에 의해서 희망퇴직을 3년 만에 실시했습니다. 지난 10일 접수가 끝났는데요. 회사는 특별퇴직금으로 24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과 건강검진, 전직 교육 등을 지원합니다.

하나금융투자도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36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고 생활안정자금과 전직 지원금, 학자금 등도 지원하는 조건이었죠. 이 회사는 28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이투자증권도 50대 중반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40·50대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며 “목돈을 벌고 이직이나 휴직을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의 경우 인사 적체가 심한 편인데요. 지난해 3분기 증권업계 임직원 수는 3만8563명이었습니다. 5년 전인 2016년 3분기 3만5920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습니다. 임직원 수는 2016년 3만5000명대에서 2018년 3만6000명대로, 2020년 3만7000명대 등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인사 적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나가는 직원이 없다 보니 정기 공개채용도 결국 해당 부서에서 필요할 때마다 뽑는 수시 채용으로 바뀌고 있다”며 “막내가 들어오지 않아 직책이 높아져도 여전히 막내가 하는 일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습니다.

증권사도 나날이 늘어나는 인건비 때문에 골치 아픕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직후에 버젓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순 없는 노릇이죠. 하지만 호실적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고 직원들도 이를 반긴다는 후문입니다. 학자금을 지원하는 데다 한 번에 큰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어서죠.

업황이 좋다 보니 서로 웃으며 이별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다만 증권사도 현재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겁니다.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사 적체는 해결해야 할 과제기 때문이죠. 연금 등 새로운 먹거리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전문 인력, 적절한 인력을 활용하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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