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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민폐 사이, ‘백신 싫다’며 일 키운 스포츠‘별’들의 이기심

소신과 민폐 사이, ‘백신 싫다’며 일 키운 스포츠‘별’들의 이기심

기사승인 2022. 01. 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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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연습에 임하고 있다. /AFP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2년을 이어가면서 스포츠계에도 관련된 논란들이 증폭되고 있다. ‘소신’이라며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는 스타들이 ‘민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고 호주에 입국했다가 2번의 법정공방 끝에 추방당하게 된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대표적이다. 백신을 맞지 않아 홈경기에는 뛰지 못하는 북미프로농구(NBA) 특급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30·미국)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 등도 ‘이기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코로나19 퇴치 거액 기부자의 ‘두 얼굴’

빼어난 테니스 실력은 물론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다양한 선행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던 조코비치는 이번 백신 사태로 한방에 ‘비호감 이기주의자’가 됐다. 심지어 조코비치는 2020년 자신의 노박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 기구 구매 등에 쓰일 성금 100만유로(약 13억5000만원)를 기부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테니스 출전을 위해 호주에 입국했다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회 출전 무산을 넘어 추방될 운명에 처했다. 그는 지난 4일 SNS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백신을 맞지 않고 입국할 것임을 전해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력한 국경 봉쇄 정책을 고수해온 호주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그는 5일 호주 도착 이후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밤을 보낸 뒤 6일 결국 비자가 취소됐다. 조코비치는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고 10일 호주 법원으로부터 비자 취소 효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기쁨도 잠시 14일 호주 이민부는 다시 조코비치의 비자를 직권으로 취소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7일 개막하는 호주오픈 출전은 고사하고 추방당해 앞으로 3년간 호주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동정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여론은 대체로 백신을 맞지 않은 조코비치를 질타하는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조코비치는 이기주의적인 인물이고 이런 스포츠 리더들은 우리 모두를 실망시키고 있다”며 “조코비치는 현재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고조된 불신과 악감정에 휩싸여 있다. 이 시사적인 사건에 놓인 조코비치는 향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신’과 ‘민폐’ 사이서 아슬아슬 줄타기

이번 시즌 공식 연봉이 약 3491만달러(약 415억4000만원)에 이르는 어빙은 백신 탓에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했다. 그마저 시즌 개막 후 약 절반가량을 뛰지 못하다 최근에서야 가까스로 돌아와 소속팀 브룩클린 네츠의 제한된 원정경기에만 임하고 있다. 구단으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다.

어빙은 브룩클린 연고지인 뉴욕주가 실내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도 백신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즌 절반인 41경기(홈)를 뛰지 못하게 돼 이제까지 받지 못한 연봉만 1532만달러에 이른다.

브룩클린 구단은 대의를 따르지 않는 어빙을 원정경기에서도 제외해오다 12월 중순 팀내 너무 많은 자가 격리자가 나오면서 최근 어쩔 수 없이 어빙을 투입하고 있다.

끝까지 백신을 거부하는 어빙에 대해 지역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는 “어빙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사실 몇 달 전에 접종을 했어야 했다. 과학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라며 “어빙은 NBA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버티기 선수’이며 좋든 싫든 안티 백신자들에게 영웅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반항하기 위한 반항일 뿐이다. 어빙은 세상에다 ‘아무도 내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유명한 반대론자”라고 일침을 가했다.

PGA 투어 대표 장타자인 디섐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백신 거부자인 그는 코로나19에 확진돼 지난해 7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백신 맞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백신은 나처럼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디섐보는 조코비치처럼 향후 투어 일정에 맞춰 세계를 돌아다닐 수도 있어 조코비치 사태의 재판 가능성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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