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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車 시장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높은 법인차 비중 ‘지적’

국내 車 시장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높은 법인차 비중 ‘지적’

기사승인 2022. 01.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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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넘는 수입차 판매 쏠림 심화
법인차 비율 높아…탈세 악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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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 /제공=람보르기니
현대자동차·기아의 텃밭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촉발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국산차의 판매가 부진했던 반면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는 날개 돋힌 듯 팔리며 판매 쏠림 현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보복 소비와 수요 고급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계 완성차 업체와 상위권 수입차 브랜드의 성장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등록 대수는 6만5148대로 전년(4만3158대)보다 50.9% 증가했다. 수입차 전체 등록 대수가 27만6146대로 전년 대비 0.5% 증가한 것에 대비해 고가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100배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에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수입차 판매 비율은 2020년 15.7%에서 23.5%로 상승했다.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눈에 띄게 증가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였다. 벤츠는 2020년 1만7021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69.5%가 증가한 2만8815대를 판매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뒤를 이어 BMW(1만8622대), 포르쉐(7852대), 아우디(5229대) 순이다.

고가의 자동차 성장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났다.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벤틀리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1만4659대로 전년 대비 31%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롤스로이스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49% 상승한 5586대를 판매해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포르쉐도 지난해 30만191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은 오히려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는 6만1096대로 전년 대비 36.3% 감소했다. 한국 GM과 쌍용차 역시 지난해 각각 5만4292대, 5만636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4.6%, 35.9% 하락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보유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각각 전년 대비 7.7%, 3.1% 하락한 72만6838대, 53만5016대를 판매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내수 시장에서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로 지난해 보복소비와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동시에 법인차에 대한 문턱이 낮은 현행법의 문제점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고급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과거 인식이 개선돼 차량 구매까지 쉽게 이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급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생산량이 적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보복소비 시기와 맞물려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수입차 비율 중 법인차가 대부분인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고급 자동차의 경우 법인차의 비율이 60%가 넘는다”며 “구입비부터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모든 보험, 수리비, 유류비 등 모든 관리비를 법인으로 부담해 탈세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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