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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난해 5조원 적자 전망…이자도 못 갚는다

한전, 지난해 5조원 적자 전망…이자도 못 갚는다

기사승인 2022. 02. 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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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한전 이자보상배율 -3.82 전망
5년 연속 부채비율 상승…지난해 200% 돌파 예상
한전 실적, 유가 변동에 널뛰는 양상
신재생사업·탄소중립 등 신규투자 '빨간불'
한전 전경
한국전력이 지난해 5조원 가량의 대규모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자도 못 갚는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 흐름인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재무플랜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의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한 60조4337억원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시장 전망치는 각각 5조1006억원, 4조8113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이 1년만에 적자전환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한전의 이자보상배율을 -3.82로 내다봤다. 한전도 ‘2021~2025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서 2021년 이자보상배율을 -1.9로 전망하면서 마이너스 전환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가를 보는 지표로, 그 값이 1 미만일 경우 수익성이 이자부담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한전은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2018년과 2019년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당시 이자보상배율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2018년과 2019년 한전의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0.1, -0.6이었다.

최근 4년간 이자비용이 17조~20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치솟는 유가 등 불안요소로 인해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한전의 부채 부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2017년 149.2%, 2018년 160.6%, 2019년 186.8%, 2020년 187.5%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한전의 부채비율이 213.4%로, 20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자체적으로도 지난해 부채비율을 216.7%로 예상하고 있다.

순이자비용도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 순이자비용은 1조7528억원으로, 2017년(1조5835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한전의 순이자비용은 1조2484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전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발전 연료비 증가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여 공급한다. 이 비용이 계통한계가격(SMP)이다. SMP는 유가에 따라 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한전은 그만큼 비싸게 전력을 구입하게 된다.

지난해 원유·천연가스·석탄 가격 등 발전 원료비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SMP도 함께 올랐다. 23일 SMP는 육지기준으로 ㎾h당 213.28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3분기 국민생활 안정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면서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 신산업 진출과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신규 투자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최근 한전은 2022~2026년 중장기 경영목표를 통해 신재생발전 구축용량을 누계기준으로 2026년까지 2022년 대비 5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72.5㎿를 시작으로 2026년 1102.9㎿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신재생 발전설비용량 역시 내년 826㎿에서 2026년 1761㎿로 113%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신시장 개척 사업 중 하나인 공용 급속 전기차(EV) 충전기 사업도 내년 3600기에서 2026년까지 4800기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50%까지 상승해 재무구조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올해 계획된 전기요금 인상시 올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을 할 수 있지만, 해상풍력 등 탄소중립과 관련한 투자가 안보이슈 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방향성에 주목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올해 4월과 10월 기준연료비를 각각 ㎾h당 4.9원 올릴 계획이다. 또 4월 기후환경요금 2원을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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