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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실천, 헌혈

[칼럼] 우리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실천, 헌혈

기사승인 2022. 03.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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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선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
지난 2월25일 TV 인기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배우 차서원 씨가 헌혈의집에서 헌혈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평소에도 꾸준히 헌혈을 실천해왔다는 그는 헌혈이 51번째인 다회헌혈자로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오랫동안 헌혈에 참여해왔다. 당시 방송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헌혈자가 크게 줄어든 ‘혈액절대부족’의 위기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헌혈 참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헌혈의집 방문자가 크게 줄고 예정됐던 단체헌혈이 대폭 취소되어 헌혈이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했을 때부터 헌혈자가 급격히 줄었는데,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으면서 혈액보유량이 2.5일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적정 혈액보유량 5일분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한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혈액위기대응지침에 따라 비상대책상황반을 구성하고 복지부 및 지자체 등과 협조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 군부대 등에도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를 요청하고, 헌혈 동참 호소 문자 발송, 다양한 헌혈 참여 이벤트, 지속적인 홍보활동 등을 실시하며 안정적인 혈액보유량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국민 여러분들과 공공기관, 각종 단체 등의 헌혈 참여로 혈액수급상황이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보다 심각한 혈액 부족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멈추지 않는다면 헌혈자는 더욱 줄어들 것이고, 혈액보유량이 심각한 수준까지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혈액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하루 평균 5400명의 헌혈이 필요한데, 최근 한 달 간 헌혈자수는 일평균 470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어, 헌혈량이 조금만 더 감소하면 의료기관에 혈액 공급이 제한되고 응급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혈액부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올해 1월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혈액보유일수가 최근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몇 주 간 혈액공급이 제한되어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요청한 혈액제제의 25%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미국적십자사는 국가 혈액수급 위기상황(National Blood Crisis)을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요청했다. 다행히 미국재향군인회(Veterans Administration) 등 여러 단체가 단체헌혈에 참여했고, 2월까지 60만 명의 미국 국민들이 헌혈에 참여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오미크론 확산으로 정상적인 혈액 공급시스템 마비를 걱정해야 하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헌혈 참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도 접종일로부터 7일이 지나면 헌혈이 가능하며, 확진자의 경우에도 완치 후 4주가 경과하면 헌혈이 가능하다.

혈액관리본부는 정부와 국회의 협조를 받아 헌혈자분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혈액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국민들의 헌혈 참여를 장려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헌혈자분들이 보다 쉽고 쾌적하게 헌혈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헌혈의집을 늘리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전국의 헌혈의집은 정상운영하고 있으며, 헌혈 장소에 칸막이 설치, 주기적인 소독 등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헌혈은 내 가족과 우리 이웃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작지만 숭고한 실천이다. 혈액 부족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 헌혈에 적극 참여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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