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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분석] NH證, 인니 시장 전략 ‘안갯속’…현지법인 190억원대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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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기자

승인 : 2022. 04. 06. 06:00

국내 1호 진출…13년간 약 460억원 투입
500억원 대출 회수 난항에 손실 떠안아
"IB 비즈니스 확대해 시장 지배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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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시장 전략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해 현지 법인이 190억원대 손실을 내는 등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 코린도는 3년 전 500억원대의 대규모 대출 손실을 냈고 지금까지 관련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금 세탁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인도네시아 재벌 회장의 미수 거래(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를 지원해 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무상 손실은 물론 현지 브랜드 훼손을 피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고, 사세 확장을 위해 거금을 투입했다. 13년 간 자금 투입 규모만 약 46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현지법인의 고전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향후 기업금융(IB) 비즈니스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무리한 대출’에 성장세 발목 잡혀
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NH 코린도는 지난해 190억75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실적을 보면 상승 흐름을 타다 2020년부터(5억4400만원 손실) 성장세가 꺾였다.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증권(2013년 진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07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급증했다. 올 2월 기준 주식시장 점유율은 10.1%로 1위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2019년 진행한 거액의 대출 탓이다. NH 코린도는 현지 대기업(핸슨인터내셔널)의 베니 조크로사푸트로 당시 회장에게 약 500억원의 미수 거래 자금을 빌려줬다. 이후 베니 회장이 자금 세탁 등 혐의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재산을 몰수당하면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대출액은 자기자본금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신용만 믿고 무리한 대출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충격으로 NH 코린도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19년과 2020년 두 해에 걸쳐 회계상 손실 처리돼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추가 손실 반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베니 전 회장의 부동산 자산 등을 담보로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 ‘1호 진출’ 무색한 성과…“IB 비즈니스 확대”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합병 전 우리투자증권 시절)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남아 경제 중심 국가로서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봤다.

그동안 현지 법인에 투자한 비용은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자금 등을 합쳐 약 455억원으로 추산된다. NH 코린도는 2009년 3월 현지 코린도그룹의 증권계열사 지분(60%)을 250억 루피아(한화 30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후 2010~2011년 500억 루피아(63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어 2014년 11월 지분 20%를 560억 루피아(50억원)에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정영채 사장 취임 후인 2018년 말엔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19년 2월 증자 규모는 3900억 루피아(312억원)다. 2021년 기준 지분율은 92.7%다. 현지법상 100% 자회사는 불가능하다.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외국계를 비롯해 150여개 증권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2016년), 한국투자증권(2018년)이 현지 영업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기업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기관 및 온라인 영업을 강화하고 자기자본(PI) 투자 비즈니스도 확대해 현지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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