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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공격 혁신? 스몰볼 종말?’ 통계로 풀어본 보편적 지명타자제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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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2. 04. 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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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 스타디움 모습. /EPA 연합
1876년 이후 변하지 않던 야구가 대대적인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8일 개막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올해부터 보편적 지명타자(DH)제의 전격 도입이 이뤄진다. DH가 내셔널리그(NL)에 오면서 투수 타격은 종말을 고했다. 좋든 싫든 게임은 달라질 것이다.

얼마나 다를까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을논박이 한창이다. 지루한 야구가 끝날 거라는 기대와 실제 큰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견해가 충돌하고 있다. 앞으로 게임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많은 추측들이 있다. 대부분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분석이다.

‘투수→DH’ 통계로 본 득점 차이

보통 투수는 메이저리그 수준에 맞는 타격을 할 수 없었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28·LA에인절스)만이 유일한 예외였다. 반면 DH들의 방망이는 평균 수준 이상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투수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었던 걸 확인할 수 있다. ‘트루 미디어’가 제공하는 1974년 이후 데이터를 보면 1970년대 투수 OPS(출루율+장타율)은 0.385였다. 이런 흐름은 2000년대까지 0.361로 어느 정도 유지됐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0.328로 뚝 떨어졌고 2020년대에는 0.293으로 주저앉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투수들의 구속이 점점 더 빨라지며 투수 방망이로는 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반면 이 기간 DH의 OPS는 1970년대 0.726에서 2000년대에는 거의 8할(0.794)에 근접했다가 2020년 0.742로 약간 내려온 상황이다. OPS의 관점에서 볼 때 DH는 1970년대 투수보다 2배 미만이었다가 지금 2020년대에는 그 요소가 2.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현격한 타격 능력의 차이가 더 많은 득점을 불러 온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통계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고 얘기한다.

선발투수들을 오래 끌고 가는 추세가 약화하면서 경기당 투수 타석 횟수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1970년대 2.69회가 2020년대 팀당 2회(1.93회) 미만으로 줄었다.

지난 시즌 빅리그 투수들은 오타니를 빼고 총 4829번 타석에 섰다. 현재 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에 생성된 가중 타점을 사용하면 DH가 지난 시즌 투수들에 비해 타석당 평균 0.155개의 타점을 더 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를 전체로 환산하면 750타점이 추가된다. 한 시즌 팀당 약 25타점이다.

기본적으로 6경기 또는 7경기마다 팀당 1타점이 추가되는 식이어서 영향력이 적다. 투수를 DH로 바꾼다고 생각보다 많은 득점이 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작전야구 ‘스몰볼’ 시대의 종말

DH의 타점 생산과는 별개로 팀 전체 득점이 꾸준히 올라갈 거라는 가정은 대체로 맞다고 통계는 풀이한다.

아메라칸리그(AL)만의 DH 시대에는 AL이 거의 항상 NL을 앞섰다. 그 차이는 NL이 AL보다 웃도는 총 득점을 작성한 2시즌을 제외하고 경기당 0.71점(1996년)에서 0.03점(1976년)까지 다양했다. 평균은 경기당 0.28점이었다. DH가 없으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DH가 있는 시즌 동안 더 많은 득점을 올릴 거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보편적 DH가 메이저리그의 공격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이러니하게 최근 3년간 평균 득점(경기당 4.67득점)은 1994년 이전보다 높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른바 ‘투고타저’의 시대라고 느낀다. 이 현상은 사실 DH와 무관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득점 자체가 아니라 득점이 어떻게 되는지 과정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득점이 적은 게 아니라 경기적으로 삼진, 볼넷, 홈런이 너무 많은 부분들이 더 큰 문제다.

다양한 가정 중 가장 확실한 한 가지는 작전야구로 대표되는 ‘스몰볼’의 시대가 저물 거라는 예측이다. 그동안 NL 스타일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늘 발생하던 더블 스위치 희생 번트. 고의 볼넷 등등의 요소가 현저히 사라질 전망이다.

2021년 희생 번트가 NL에서는 405번이 일어난 반면 AL은 불과 5회에 그쳤다는 점은 지루한 스몰볼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는 상징적 수치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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